SAP의 차세대 주력 제품인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 솔루션 `SAP HANA`에 국산 하드웨어 제품이 대거 결합될 예정이다.
다국적 소프트웨어(SW) 기업을 활용해 국산 서버는 물론이고 반도체 칩까지 수출함으로써 국내 기술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사실상 SAP HANA SW도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만큼 국산 기술 총집합체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셈이다.
22일 형원준 SAP코리아 사장은 “현재 국산 서버와 반도체 칩 등 국산 하드웨어 제품을 SAP HANA와 최적화된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을 본사와 적극 협의하고 있다”면서 “서버는 태진인포텍, 메모리칩은 삼성전자와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SAP와 어플라이언스 형태로 공급하고자 한창 협의 중인 태진인포텍은 국내에 생소한 D램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및 관련 서버·스토리지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회사다. 이 곳 제품은 기존 경쟁사 제품보다 처리속도가 10∼20배 빠른 하이브리드 데이터 저장장치로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에서 기술력을 더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벤처캐피털 퍼시픽 하버 캐피털로부터 500만달러 투자도 유치했다.
SAP는 태진인포텍 서버와 결합하면 보조저장장치까지도 메모리 기반으로 운영할 수 있게 돼 SAP HANA와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진인포텍은 SAP와 파트너십을 맺게 되더라도 이미 어플라이언스 파트너를 맺고 있는 HP, IBM, 후지쯔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SAP는 하드웨어 제조사가 메모리칩을 선정할 때 SAP HANA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 제공할 수 있도록 인증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형 사장은 “삼성전자 등 메모리 제조회사가 개발단계부터 SAP가 요구하는 안정성 있는 `고급 메모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에 국산 반도체칩이 활용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아 세계 최대 SW 기업인 SAP 핵심 제품이 국산 기술로 무장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SAP HANA는 지난해 6월 공식 출시됐으며 지난해만 1억6000만유로(2240억원) 매출을 올렸다. SAP 설립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제품이다. 올해 목표 매출은 5억유로(7020억원)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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