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三伏) 더위가 시작됐다. 삼복은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인 초복(初伏)을 시작으로 10일 간격으로 이어지는 중복(中伏), 말복(末伏)을 일컫는다. 서늘한 가을 기운이 더운 여름 기운에 굴복한 날이니 일 년 중에서도 가장 더운 절기(節氣)다.
물론 삼복은 24절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에어컨이나 냉장고도 없이 맨 몸으로 삼복더위를 맞아야 했던 옛사람들이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만들었다. 복날이 되면 개장국과 삼계탕 등 특별한 보양식을 만들어 먹고, 계곡을 찾아 노는 복달임 풍습을 만들어 냈다. 그래도 더위를 먹어 식욕이 떨어지고 오한이 나면 쓰디 쓴 익모초 생즙을 내서 먹기도 했다.
망중립성 논란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삼복더위가 무색할 정도다. 논란의 단초가 된 `스마트TV`와 mVoIP `보이스톡`에 이어 메가톤급 폭탄이 될 애플의 영상통화 `페이스타임` 심지에도 불이 붙었다. 양측의 날 선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판이다.
방통위가 통신사업자의 트래픽 관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내용으로 통신망에 대한 합리적 관리 기준안을 내놓았다. 자의적인 트래픽 관리를 막겠다는 취지다. 글로벌 흐름과도 맞는다. 하지만 콘텐츠 사업자들은 정부가 통신사업자의 트래픽 관리를 허용한 수순일 뿐이라고 본다. 합리적인 대안 찾기 노력도 이렇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망 공존 논의가 아직도 책임 떠넘기기 공방 수준을 넘지 못함을 뜻한다.
소모적인 논쟁은 체력만 낭비할 뿐이다. 지금은 흐름을 거스르기 위해 몸부림칠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체력을 쌓아야 할 때다. 자연의 변화에 당당히 맞서 익모초까지 짜 먹던 조상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경인취재 차장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