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고스피어]통신사 미래, mVoIP로 어둡나](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7/23/310171_20120723112352_828_0001.jpg)
망 중립성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통신사는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네트워크를 설치·운영하고 있는데 콘텐츠 회사가 과도하게 네트워크를 사용하면서 비용 분담을 제대로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통신사는 “망 중립성 논리를 앞세워 이통사 네트워크를 공짜로 사용하는 것은 정보기술(IT) 생태계를 파괴하는 길”이라고 표현했다.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나 스마트TV를 제한 없이 허용하면 트래픽은 폭주할 것이고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논리다.
문제 본질은 망 중립성이 아니다. 2008년부터 통신사 매출이 늘지 않고 고객을 빼앗아오기 위한 마케팅 비용은 늘어났다. 2008년부터 1인당 매출도 줄었다. 핵심 원인은 소비자의 음성서비스 사용량 감소다. 매출이 줄어든 이유가 2008년부터 국내에 스마트폰 사용자가 1000만명 이상 있었고 다양한 스마트TV나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가 있었으며 mVoIP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었는지 묻고 싶다.
미국 통신 사업자 자료를 봐도 상황은 유사하다. 2004년부터 음성 매출은 급속히 줄었다. 매출 감소분을 데이터서비스인 무선 인터넷 요금으로 채웠다. 미국에서 2004년부터 mVoIP가 무선 인터넷에서 활성화됐다는 자료는 보지 못했다.
통신사 미래가 어두운 것은 음성서비스가 킬러 서비스로서 소비자에게 가치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문자메시지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10대가 문자메시지를 많이 쓰는 이유만 분석해도 음성서비스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신사 매출 감소 원인은 다른 데 있지 않다. 음성서비스 매출 감소를 무선 인터넷서비스로 보전했지만 무제한 요금제로 출시한 것을 이제 와서 후회하고 있는 것이 속내일 것이다.
문제 본질을 솔직하게 해결하려 하지 않는 통신사가 안타깝다. 품질을 보장하지 않는 다른 사업자 mVoIP가 통신사 매출을 잠식할 것이라거나 과도한 네트워크 트래픽을 차지할 것이라는 엄포는 현실적이지 않다. 오히려 최근 유료화한 푹(pooq) 같은 N스크린 서비스가 얼마나 네트워크 트래픽을 차지했는지, 이들보다 mVoIP가 얼마나 트래픽을 많이 사용할 것인지 예상하는 통신사 자료를 보고 싶다.
해법은 다른 방향으로 나올 수도 있다. 솔직하게 소비자를 설득해서 무제한 요금제를 없애는 것이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미국처럼 슈퍼 와이파이를 도입해 트래픽을 분산하는 것도 방법이다. 생태계 리더십은 일방적인 압력이나 규칙을 만든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참여자와 같이 성장하기 위해서 비전을 제시하고 솔직하게 설득하지 않는다면 리더십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플랫폼 생태계를 연구하는 나의 믿음이다.
황병선 청강대 모바일스쿨 교수 블로그 `퓨처워커(futurewalker.kr)` 운영 marsninehw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