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36>주인과 주인정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매일 소풍 가는 기분으로 출근했다고 한다. 그런데 조사를 해보니 소풍 가는 기분으로 출근하는 사람은 회사별로 한 사람밖에 없었다. 그 회사 주인만 소풍 가는 기분으로 출근하고 나머지 직원은 월급 받으러 출근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회사의 주인만 소풍 가는 기분으로 출근하고 나머지 직원은 주인이 아니라서 마지못해서 출근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내가 회사의 주인이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 일이라고 생각할 때 온몸을 던져 열정적으로 몰입한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우리가 몇 살인지는 금방 알 수 있지만 남은 나이가 몇 살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남은 나이가 몇 살 안 남았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 걱정하고 고민할 시간이 없다. 즐겁고 행복한 상상을 할 시간도 부족하다. 불행을 상상하면 불행해지고 행복을 상상하면 행복해진다. 걱정하고 고민해서 해결될 문제는 많지 않다. 고민할 필요가 없는 일이거나 걱정해도 해결될 수 없는 일이 대부분이다.

남은 인생 동안 즐겁고 신나는 일만 하면서 살아도 부족한데 우리는 쓸데없는 걱정과 고민으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어차피 당분간 지금 다니는 회사를 다니지 않을 사람은 없다. 어차피 다닐 거면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재미있게 일하는 방법을 구상해보자. 내 인생의 주인은 나고 내가 하는 일의 주인도 나며 내가 다니는 회사의 주인도 나라고 생각해야 주인정신이 생기고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몰입하는 즐거운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일터는 최고의 비즈니스 스쿨이다. 돈 받고 다니는 인생 학교다. 여기서 갈고닦는 실력은 다른 곳에 가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나의 실력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없고 지겹다고 할지라도 얼마든지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안 되는 방법 열 가지를 고민하기보다 되는 방법 열 가지를 실천하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다. 재미없는 일을 억지로 하는 시간이 재미있게 일하는 시간보다 월등히 많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재미있는 일을 찾아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재미있게 일해야 할 시간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