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발 부품리스크 경계해야

최근 중국 현지 부품 업체와 거래하는 국내 기업이 예기치 못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일부 현지 업체가 경영진 비리와 노사 분규 등에 휩싸여 국내 기업이 갑자기 거래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사고다. 심지어 요즘 중국에서 제조업에 뛰어드는 한국인이 많아지면서 국내 기업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일도 있다.

근래 이런 일이 벌어지는 배경은 근본적으로 차이나 리스크의 연장선이다. 우리 기업은 세계 제조업의 거대 공장인 중국에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산 부품 의존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 수많은 해외 기업의 공장이 몰리다 보니 지금도 수많은 현지 군소 부품 업체가 탄생한다. 신뢰성을 검증받지 못한 중국 현지 부품 업체도 생겨날 수밖에 없다.

결국 피해를 예방하는 일은 중국 협력사와 거래하는 국내 기업의 몫이다. 대기업은 오랜 기간 까다로운 검증을 거친 해외 협력 업체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피해에 노출될 수 있는 곳은 국내 중소·중견 기업이다. 국내 기업이 중국 현지 부품 업체와 거래를 확대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부품 원가와 물류비 절감이 우선 목적이다. 하지만 현지 협력사 선정 기준이 여기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당장 몇 푼 아끼려다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예기치 못한 사고로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 납기에 몰려 몇 배의 비용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협력사 관리 체계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부품 공급처를 보다 적극적으로 다변화해야 한다. 특히 해외 협력사는 신용정보 확인은 기본이고 선정 과정에서도 신중해야 한다. 싸다는 것 외에 얼마나 신뢰할 만한 파트너인지 철저히 검증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