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업계가 차세대 인터넷 프로토콜(IP) 전송장비인 캐리어이더넷 상용화 전쟁에 돌입했다.
오는 11월 캐리어이더넷 국제 표준 승인이 예상돼 세계 통신사업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캐리어이더넷 전환을 기점으로 국내 통신장비 생태계를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산네트웍스, 유비쿼스 등 종합스위치업체가 캐리어이더넷(PTN:Packet Transport Network) 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다산네트웍스는 상반기 소용량 에지·억세스급 PTN 장비 개발을 마무리 한데 이어 대용량 코어 PTN 연구에 착수했다. 전국 단위를 커버 할 수 있는 솔루션을 2013년까지 갖춘다. 유비쿼스 역시 내년 초를 목표로 억세스급 장비 개발에 들어갔다.
기존 전송업계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대용량 장비에 매진한다. ETRI는 최근 코위버, 텔레필드, SNH, 우리넷 등 국내 전송회사와 공동으로 대용량 캐리어이더넷 솔루션 개발을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3TB(테라바이트)급 용량 장비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기업 공세도 만만치 않다. 알카텔루슨트는 국내에서 캐리어이더넷 영업을 강화한다.
한국 알카텔루슨트 관계자는 “국산 제품이 제품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받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기존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신속한 서비스를 내세우겠다”고 말했다.
올 연말 국제표준이 완성되면 시장 개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11월 캐리어이더넷 국제표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밀어온 MPLS-TP가 선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표준 확정으로 국내 캐리어이더넷 수용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신사는 국제표준이 완성되면 솔루션 도입을 시작한다. 하이브리드와 시범사업 형태로 캐리어이더넷을 운용 중인 통신 3사는 2013년 하반기로 전면 도입 시기를 조율 중이다.
캐리어이더넷 전환을 계기로 국내 통신장비 생태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하드웨어 기반으로 노하우를 쌓아온 업계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필요 이상 서둘러 캐리어이더넷을 도입하며 외산 솔루션을 채택해 국내 생태계 기반을 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이런 논의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조짐이다.
ETRI 관계자는 “기존 전송 노하우에 이더넷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더하는 개념으로 국산화가 어렵지 않다”며 “차세대 통신장비 시장에서 국내 업계가 일정한 몫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통신사업자 그리고 장비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용어설명
캐리어이더넷=광역통신망에서 고속으로 데이터를 전달하고 교환하는 차세대 전송기술이다. 망구조가 인터넷프로토콜(ALL-IP)로 바뀌고 스마트폰 등으로 데이터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각광받고 있다. 기존 음성(서킷) 위주 네트워크가 패킷 기반으로 전환되는 데 한 축을 담당한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캐리어이더넷 시장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