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전국이 난리다. 25일에는 서울에 처음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폭염으로 사망사고도 잇따랐다. 폭염주의보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전력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대 고비였던 오후 2∼3시에는 예비전력이 400만㎾ 초반을 유지해 관심단계는 발령하지 않았지만 2시 14분에 순간적으로 376만㎾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전력거래소가 예측한 대로 25일 최대 전력수요가 여름철 전력수요 최대치를 기록한 전날의 7291만㎾를 넘어 7600만㎾까지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상황은 여전히 비상이다.
예비전력이 400만㎾ 초반대를 유지한 것은 민간 발전기를 가동하고 산업체 휴가 조정과 수요관리 대책이 유효했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의 도움으로 300만㎾ 이상의 전력수요를 줄일 수 있었다. 별도 조치가 없었더라면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로 내려가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는 공급 우선순위에 따라 전력을 차단하는 계획정전을 실시한다. 자칫 지난해 겪었던 9·15 순환정전의 악몽을 되풀이할 수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전력수급 위기 상황도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지식경제부는 애초 전력피크가 8월 첫 주부터 둘째 주 사이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틀째 이어진 폭염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전력수급도 이번 주가 최대 고비다.
국민의 인내에 호소하는 것도 한두 번이겠지만 전력수급 비상을 극복하려면 국민과 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전력피크 시간에 불필요한 전기기기 사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무덥고 짜증나지만 국가와 산업을 떠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에너지 절약운동에 동참해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