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N스크린 푹 대공습…통신사·케이블방송 비상

지상파 방송사가 N스크린 서비스 시장 대공습에 나섰다. N스크린사업을 먼저 시작한 통신사와 케이블 방송사는 지상파의 대대적인 마케팅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 연합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이 서비스 3일 만에 가입자가 5만8000명을 돌파했다. 현재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만 지원하는 상황에서 예상외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음달 iOS용 애플리케이션이 나오면 이용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이 24일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이 24일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다

푹은 PC·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로 KBS·MBC·SBS·EBS 지상파와 계열 콘텐츠 30여개 채널, 주문형 비디오(VoD)를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푹 관계자는 “푹 회원은 대부분 아이폰 사용자였다”며 “iOS용 푹에 대한 허가가 떨어지면 가입자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푹의 초반 돌풍은 저렴한 이용료 등 지상파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푹 서비스 가격은 다른 N스크린 서비스 가격에 비해 저렴하다. 푹의 실시간 시청 상품은 자동결제 시 월 2900원(일반결제 3900원)이다. 티빙 등 대부분의 N스크린 서비스 요금은 월 평균 5000원이다.

지상파는 내친김에 `푹`을 스마트TV, OTT박스와 연계하는 등 외연을 크게 넓힐 방침이다. 다음TV와 계약을 맺고 다음달 다음TV에 푹 서비스를 제공한다. 푹 관계자는 실시간 서비스는 트래픽이 너무 많이 발생해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TV업계와 협력 방안도 추진 중이다.

푹이 들어간 OTT박스도 내년 초 상용화된다. 푹 관계자는 아주 작은 사이즈의 OTT박스도 자체적으로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단 트래픽 문제로 실시간 서비스는 OTT박스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푹의 대공세에 경쟁업체들의 걱정도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푹 서비스 가격이 너무 저렴해 아직 형성되지 않은 N스크린 시장을 독점할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푹 유료화 초기에는 통합 SVOD가 한달간 무료이며, 11월까지는 타 서비스 대비 28%수준의 가격인 3900원에 제공해 심각한 콘텐츠 가격왜곡으로 타서비스의 매출 감소와 N스크린 시장 황폐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푹의 등장이 본격적인 N스크린 서비스 시대를 의미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규제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명현 한림대 교수는 “푹의 등장은 플랫폼으로 봐야 되는지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로 볼 것인지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우리나라는 스마트 환경이 다른 나라보다 앞서 푹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미래 환경에 대비하는 규제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승권 한양대 교수는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의 시작은 지상파 콘텐츠가 인터넷을 통해 다니는 시대의 가속화를 의미한다”며 “결국은 매체 구분이 모호해지는 시대가 됐고 방송 사업자의 정의 등 방송법 자체가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방송법 관련해 광고나 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니 새로운 시대에 맞는 법이나 규제가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N스크린 서비스는 통신업계가 만든 KT의 올레tv나우, SK텔레콤의 호핀, LG유플러스의 유플러스 박스 등과 케이블 방송사가 서비스 중인 CJ헬로비전의 티빙, 현대HCN과 판도라TV가 만든 에브리온TV 등이 있다. KBS는 K플레이어를 서비스 중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