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핵심 인력들의 엑소더스(exodus·집단 탈출)가 시작됐다.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지 두 달여 만에 5명의 고위 임원이 사퇴하거나 이직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현재까지 끌어 온 일등 공신이다. 전문가들은 능력있는 직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일 페이스북은 에단 비어드 플랫폼 제휴 총괄 이사와 케이티 미틱 파트너 제휴 마케팅 총괄 이사가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페이스북 내에서도 상당한 입지가 있는 고위급 임원이다. 비어드 이사는 페이스북과 징가의 협력을 이끌어내 이용자의 폭발적인 성장을 도왔다. 그는 지난 2008년 구글 소셜미디어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던 중 사업개발담당자로 스카우트 됐다. 미틱 이사는 전자결제서비스인 페이팔과 제휴해 페이스북 크레딧을 만든 장본인이다. 지난 2010년에 입사해 2년간 이사회에서도 활약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다음 모험을 위해 떠난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에는 칼 쇼그린 제품 총괄 이사도 사임했다. 쇼그린 이사는 올해 초 페이스북이 핀터레스트, 스푸티파이 등 60여개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하는 프로젝트를 총괄 기획했다.
지난 6월에는 `페이스북 2인자`였던 브렛 테일러 최고기술경영자(CTO)도 돌연 사임해 당시 큰 화제가 됐다. 그는 동업자와 함께 스타트업을 창업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의 입`으로 활약했던 베니 슈니트 대변인 역시 경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핀터레스트로 자리를 옮겼다.
당초 실리콘밸리 안팎에서는 페이스북이 기업공개(IPO) 이후 스톡옵션을 행사한 일부 임직원들이 창업 등으로 퇴사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움직임은 IPO 이후 투자자와 언론 등의 부정적인 평가가 겹쳐지면서 내부 분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왔다. 테일러 CTO 사임이 알려지자 페이스북 주가가 출렁였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신들은 이 같은 인력 유출이 IPO 이후 뭇매를 맞고 있는 페이스북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페이스북은 이들 자리에 누굴 대체할 것인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인사 담당 한 관계자는 “이들의 능력을 대체할 만한 사람이 누구일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고 염려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