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신공학 졸업 후에 반도체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전공과 관련한 회사에 취업을 한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취업에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에 이 글을 쓴다. 결론부터 말하면 취업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적극성과 관심이다. 나 또한 적극성과 관심이 취업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처음부터 전자 전공을 하진 않았다. 수능 성적에 맞춰 다른 전공을 택했다. 군대 전역 후 우연히 전자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가 생겼다. 비록 TV세트를 조립·분해하고 이동하는 단순한 일이었지만 TV를 만드는 연구원과 같이 일을 하게 되면서 내가 조립한 TV가 어떻게 동작될까 호기심이 생겼다.
지금 출시된 TV 성능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ASSY`라 부르던 전자제품을 LCD 패널에 연결하고 전원을 켜면 TV가 작동되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했다. 같이 일하는 연구원에게 동작원리를 물어보던 작은 관심이 점차 전자공학에 대한 관심으로 변했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뒤에도 전자공학에 흥미를 갖게 돼 결국 전공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전공을 바꾸면서까지 전자공학을 택했는데 이공계 기피현상이라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단순히 고3 수험생에게 이공계를 가면 대학 4년 동안 어려운 과목을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다른 전공을 선택하면 그 과목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해방감 때문에 생긴 게 아닌가 싶다. 그럴 때마다 대학진학을 선택하는 후배에게 당당히 말하고 싶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과학실험이 그렇게 어렵게 느껴졌냐고. 아마도 대답은 아닐 것이다.
나 또한 전공을 바꾸고 전자공학을 공부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많았다. 처음 접하는 학문이라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럴 때마다 전자공학에 흥미와 관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 중 하나가 전자신문이었다. 어려운 전자공학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준 것이 전자신문이다.
처음 신문을 접한 건 학교도서관이었다. 시험기간 중 머리를 식히고자 여러 신문을 보다 우연히 전자신문을 보게 됐다. 전자신문의 첫 이미지는 `이런 신문이 있었나` 하는 것이었다. 전자관련 기사를 모은 신문은 어렵지 않게 쓴 기사로 구성돼 있었고 딱 내 타입의 신문이란 느낌이 왔다. 도서관에 갈 때마다 전자신문을 읽었고 마침내 구독까지 하게 됐다. 학창시절 내 가방 속에는 항상 전자신문이 있었다. 전자신문은 두 시간 정도 걸리는 등하교 길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줬다.
전자신문을 구독하면서 전자산업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고 그 점이 취업 면접에서 가장 유용했다. 전자업계 계통으로 구직활동을 하면서 면접 때마다 전자업계 이슈를 질문 받았고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아도 전자신문을 구독한 나로서는 큰 어려움 없이 답변을 할 수 있었다.
처음 경험한 PT면접에서 내가 받은 주제는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의 전망이었다. 다행히 그 전에 전자신문에서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에 관한 기사를 본 적이 있어 긴장하지 않고 발표를 진행할 수 있었다. 만약 전자신문 기사를 보지 못했으면 크게 당황해 제대로 발표하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취업도 실패했을 수도 있다.
전자신문 구독 여부가 취업 성공을 좌우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내 경험에 따르면 큰 도움이 된다. 전자업계 취업을 원하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전자를 전공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이공계를 전공하는 학생에게 전자신문은 취업성공을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앞으로 전자업계에 계속 발을 담그고 내가 원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될 때까지 전자신문은 나와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강병규 광운대학교 전자통신학과 galmuri84@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