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이미지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더팬시(The fancy)` 인수를 타진 중이다. 애플은 핀터레스트 대항마로 꼽히는 더팬시를 인수해 소셜커머스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뉴욕 기반 스타트업 더팬시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근거로 든 것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더팬시 계정을 만들어 직접 사용해본 뒤 7월 선밸리에서 열렸던 `알렌앤코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존 아인혼 더팬시 CEO와 미팅을 가졌으며 지금까지도 연락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무자가 아닌 CEO급이 미팅을 가지는 일은 흔치 않아 조만간 인수가 공식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식석상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팀 쿡이 컨퍼런스에 참가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아인혼을 만나 인수 절차를 밟기 위한 수순이었다”고 풀이했다. 이 자리에서 쿡 CEO가 더팬시에 정확한 인수금액을 제시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이 20여명 남짓한 직원을 두고 있는 스타트업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뭘까.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기 위한 걸음마를 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이미 아이튠즈에 등록된 4억 명 회원 신용카드 번호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98년 처음 아이튠즈 스토어를 연 이래로 15년간 차곡차곡 모아온 자산이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던 애플은 소셜을 통한 전자상거래에 눈이 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팬시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물이나 장소를 사진으로 찍어 친구들과 공유하는 서비스다. 라이벌인 핀터레스트가 단순히 이미지만 공유하거나 상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를 링크하는데 지나지 않는다면 더팬시는 한단계 더 나아가 전자상거래 기능을 접목해 자신이 올린 제품을 타인이 사이트 내에서 구매(buy now)할 수 있다. 이를 아이튠즈 스토어와 접목해 단순 잡화 뿐 아니라 음원까지 구입할 수 있게 된다면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더팬시는 트위터 창업자 잭 돌시와 페이스북 공동 탕업자 크리스 휴지스가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10월 유명 벤처캐피탈리스트인 마크 안드레센과 벤 호로위츠로부터 1000억 달러를 투자받아 화제를 모았다. 현재 기업가치는 1억 달러에 육박한다. 재밌는 것은 더팬시 본사가 뉴욕 애플스토어 매장 바로 위에 위치한 점이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