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홈그라운드`에서 웃을 수 있을까.
국내 최대 로펌 간 대결로 관심을 모은 삼성전자와 애플 간 한국 내 특허전쟁의 승자가 오는 10일 가려진다.
이달 말 애플의 `안방` 미국에서 내려질 판결에 한발 앞서 나오는 것이어서 한국 법원 결정에 정보통신기술업계 시선이 모아졌다. 결과에 따라 한국내 특허전은 물론 미국 등 해외 특허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11부는 10일 오전 11시 삼성전자와 애플이 상호 제기한 특허권침해금지 청구소송 등에 관한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애플이 △데이터 전송 시 수신 오류를 감소시키는 WCDMA 통신표준특허 △휴대폰을 데이터 케이블로 PC와 연결해 PC로 무선 데이터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특허 등을 침해했다며 제소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제소한지 두 달 뒤인 6월 스마트폰 디자인, 바운싱, 밀어서 잠금해제 등과 관련된 특허 침해를 이유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는 지난 1년 넘게 20여회에 이르는 심리를 주재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법정에서 상대방의 특허침해 사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한편 자사가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특허로 인정받기 어려운 기술이라며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광장과 율촌, 애플은 김앤장을 각각 법률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당초 올 3월께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법원이 정기인사를 이유로 담당 판사를 교체하면서 순연됐다.
10일 법원 판결은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한 한국에서 내려지는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이 삼성전자 손을 들어주면 삼성전자는 애플을 상대로 특허료 청구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특허분쟁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에 유리한 판결보다는 불리한 결과가 나올 때 파급력이 더 클 전망이다.
한국 법원이 자국 기업이 아닌 미국 기업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 언론에서도 비중있게 다뤄질 공산이 크다. 본안소송 심리에 참여 중인 미국 배심원단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한 변호사는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랴 양사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며 “다만 사안 특성상 판결에 부담을 느낀 법원이 변론 보완을 이유로 최종 선고를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애플, 한국 특허소송 일지 자료:업계 취합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