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해외 기업들이 한국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기술을 훔치려던 사건이 잇따라 적발됐다.
AM 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상황에서 선두인 우리나라를 겨냥한 것이다.
해외 기업들이 한국을 호시탐탐 넘보며 기술을 빼내려는 시도가 잦아지면서 보안 당국의 경계수위도 높아졌다.
지난 2월에는 `산업 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AM OLED 패널 설계·공정·제조기술이 국가 핵심 기술로 선정됐다. 정부도 AM OLED를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핵심 산업으로 보고 이를 지키려 노력한다.
중국 BOE가 AM OLED 양산을 위한 투자를 시작했으나 한국이 보안을 강화하면서 답보 상태에 빠졌다는 후문이 전해질 정도다.
이 같은 정황을 볼 때 AM OLED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은 매우 강한 것으로 느껴진다.
이런 의지도 연구개발(R&D)에선 퇴색했다. 정부는 원천기술과 신성장동력 기술을 발굴하고 기업의 R&D를 활성화하기 위해 파격적인 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했다.
그 덕에 반도체, LED, 2차전지 산업에서 수많은 기업이 R&D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었다.
그런데 AM OLED 분야만큼은 정부가 `대기업 혜택`을 이유로 원천기술 R&D 세액공제 제도에 소극적이다. 대기업은 굳이 도와주지 않아도 R&D에 투자할 여력이 있으며, 대신 중소기업에 세제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 애초에 대기업이 이 제도의 대상이 된 것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대대적인 투자를 독려해야 할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 혜택이 문제라면 그 혜택을 중소기업에 어떻게 많이 돌릴지 고민해야 할 문제다.
AM OLED는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이다. 정부의 직간접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과 대만의 투자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우리 기술을 보호하려는 노력만큼 더 많은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할 때다.
문보경 소재부품산업부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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