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협력사와 담합 주도 논란…`공정위` 조사 착수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지난 3월 발주한 그룹웨어 업그레이드 사업에서 한국IBM이 특정 협력업체가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도록 관련 업체들에 가격 담합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밀어내기` 이슈에 담합 의혹까지 겹쳐 영업관리 체계의 총체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IBM의 협력업체 담합 주도 사건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고 연루된 협력업체들과 한국IBM 간 담합 관련 협의 이메일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3월 IBM의 그룹웨어인 `로터스 노츠`를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새롭게 구입하기 위해 한국IBM 파트너를 대상으로 관련 사업을 발주했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IBM 로터스 제품 기반으로 그룹웨어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K사, M사였다. 한국IBM은 이들 업체들과 담합 의혹을 받고 있다.

최종 사업자 선정된 업체는 K사다. K사는 서울도시철도공사와 IBM 로터스 노츠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1억9000만원에 계약했다.

한국IBM은 M사가 K사보다 높은 가격에 제안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IBM 측 요청으로 담합에 참여한 협력사는 향후 다른 프로젝트 계약에서 이익을 낼 수 있게끔 지원을 받곤 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공정위는 한국IBM 현장 조사에서 관련 증거 메일을 모두 확보했으며 추가적인 프로젝트 내용에서 담합 사실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당시 함께 담합 참여 요청을 받은 S사는 실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하자마자 한국IBM도 자체적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이에 해당 협력사 모두에 한국IBM과 솔루션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IBM 측은 내부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사건이라 관련 내용에 대해 일절 답변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글로벌 SW 기업들이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협력사에 불공정 거래 관행을 요청하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 같은 행위가 하루빨리 근절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SW기업과 국내 중소기업간 이익 배분 구조가 개선되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K사는 지난 2001년 4월 한국IBM 내 로터스 사업부 직원들이 나와 만든 업체다. 지금까지 로터스 제품을 기반으로 국내 그룹웨어 및 포털 시장 영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한국IBM의 우수 솔루션 파트너 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