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48>`창조`는 새로운 `사조`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새로운 사조(思潮)나 사상 체계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 사상의 구조 체계를 주도면밀하게 관찰하고 그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기존 사조는 이전 사조에 따른 아픔과 불만족에서 탄생한 사상적 조류(潮流)다. 이전 사조에 따른 아픔과 불만족을 치유하고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조가 품고 있는 사유 체계나 사상적 구조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해야 한다. 사상적 한계나 문제점에 봉착한 누군가가 이를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품고 있는 사유 체계와 비교하고 대조하면서 새로운 대안적 사조를 모색하기 시작한다.

여기서는 두 가지 대안이 가능하다. 첫째, 기존 사조와 상조(相助)하거나 부조(扶助)하면서 이전 사조의 연장선에서 보완적 사조를 모색하는 방법이다. 모더니즘의 보완책으로 후기(後期) 모더니즘이 탄생한 것이 그 예다. 둘째, 기존 사조를 개조(改造)하거나 변조(變造)하면서 이전 사조와 완전히 결별을 선언하고 새로운 대안적 사조를 모색하는 방법이다. 모더니즘의 대안적 사조로 탈(脫)모더니즘이 탄생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동일한 모더니즘이지만 보완적 사조인 후기 모더니즘과 대안적 사조인 탈모더니즘은 이런 차이가 있다.

결국 보완적 사조로서 후기 사조와 대안적 사조로서 탈사조의 차이다. 탈사조는 후기 사조와 다르게 이전 사조의 치명적 또는 태생적 한계 탓에 기존 사조를 완전히 대체하는 대안적 사조를 의미한다. 이때 등장하는 사이비 사조가 위조(僞造)와 날조(捏造)다. 위조와 날조는 모방이 아니라 표절이며 본래의 의미를 왜곡하고 탈색하며 희석하는 사조다.

이렇게 보완적 사조든 대안적 사조든 이전 사조와 다른 사상적 조류가 등장하면 여기에 동조(同調)하거나 협조(協助)해서 더 큰 세력권이 형성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얻고 지지 세력을 확보하는지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사조에 공조(共助)와 협조 체계가 이루어지는지가 결정된다. 기존 사조와 새롭게 부각되는 사조 간 치열한 각축전과 이념 갈등이 공론화하면서 동조세력이 서서히 힘을 결집해 새로운 사조가 창조(創造)된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