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폭염과 집배원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집배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뜨거운 여름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집배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열하는 태양아래 엔진이 달아오른 오토바이를 타는 것은 고역이다. 더구나 대부분 바깥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기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 있는 시기는 아니어서 물량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요즘처럼 찜통더위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우정이야기]폭염과 집배원

전국 우체국에서는 이러한 불볕더위를 이기기 위해 집배원들에게 시원한 미숫가루나 수박화채를 제공하기도 하고, 건강관리에 특별히 유념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장시간 오토바이를 타는 것은 피하고, 자주 휴식을 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뜨거운 여름에 우편물 배달도 힘든 상황에서 밭에서 일하다 찜통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노인을 구조하는 것도 집배원들 몫이다. 집배원들은 매일 배달구역을 이동하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쉽다. 2010년에는 전북 고성에서 70대 노인이 거품을 물고 기절해있어 그늘진 곳으로 옮기고 119에 긴급구조를 요청해 목숨을 구했다. 당시 노인은 뙤약볕에서 일을 하다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일사병으로 쓰러져 있었다.

전국의 집배원은 1만7000여명이다. 이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국민의 정을 담은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오토바이와 차량을 타고 달린다. 강렬한 햇빛에도 굴하지 않고,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가정과 사무실을 찾는다. 뜨거운 여름, 소포나 택배를 배달하는 집배원에게 시원한 물 한잔과 함께 `수고하셨습니다`는 말보다 더 좋을 건 없을 듯하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