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TE, 욕만 먹더니… 결국 '공짜 서비스'

음성 LTE(VoLTE) 서비스를 당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이통사들은 인가·신고 절차 없이 `세계 최초 상용화` 발표를 했다가 방송통신위원회의 경고를 받자 무료로 급선회했다.

SK텔레콤은 9일 다음달 말까지 무료인 `프로모션 서비스`로 VoLTE 통화를 제공한다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기존 방침대로 초당 1.8원을 과금하는 약관 신고를 했지만, 10월 말까지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월 7만2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 월 50분, 6만2000원 이하는 월 30분씩 무료 통화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7만2000원 이상 요금제에 월 100분, 6만2000원 가입자는 50분, 그 이하 요금제는 30분씩 무료로 제공한다. 단, 양사는 추가 사용량에 대해서는 일반 통화요금을 적용한다.

`세계 최초` 타이틀에 욕심을 내며 법적 검토도 없이 성급하게 진행한 상용화는 국제적 망신을 사게 됐다. 일부 외신에서 국내 이통사들이 세계 최초로 VoLTE 서비스를 내놨다고 보도했다가 이를 정정하고 타이틀은 미국 매트로PCS에 빼앗겼다. 특히 SK텔레콤은 언제 방통위와의 인가 협의를 마치고 정식 서비스를 내놓을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처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최초라는 마케팅 효과가 적진 않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무리하게 추진하다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비난만 받았다”고 비판했다. 발표를 보고 VoLTE 단말기를 구하러 대리점에 들렀다가 헛걸음만 쳤다는 소비자들의 비난도 빗발쳤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풀린 VoLTE 단말기는 이통사별로 수백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원래 일정대로 10월 제대로 된 모양새를 갖춰 VoLTE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한 KT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 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에 앞서 방통위 인가 없이 VoLTE 서비스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위법 논란이 일자 8일 오후 늦게 방통위에 서비스 인가 신고를 접수했다. 방통위는 인가 신고 절자를 거치지 않은 이들 통신사에 위법 행위라고 경고한 바 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