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에서 배추를 키우면 실제로 배추를 드립니다.” 농담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 IT와 농업 전문가가 함께 만든 모바일게임에서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다. 게임 속에서 농사를 지으면 그 결과에 따라 진짜 농작물을 주는 게임이 나왔다.
![레알 팜 게임 대표 이미지](https://img.etnews.com/photonews/1208/316738_20120813172324_069_0001.jpg)
로또(대표 박동우)가 개발한 농업경영 게임 `레알팜`이 주인공이다. 박동우 대표는 서울대 원예학과 출신. 전공과 달리 IT회사를 운영해왔다. 모바일 복권시스템을 개발하던 박 대표는 2010년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페이스북의 작물 육성 게임 `팜빌`에서 레알팜 개발 아이디어를 얻었다.
팜빌도 재미있었지만 박 대표는 단순히 시간만 보내는 작물 육성 게임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새로운 게임 개발에 30년지기 전창후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가 뜻을 함께 했다. 두 사람은 서울대 원예학과 83학번 동기다. 박 대표의 동아리 후배이자 응용생물화학부 출신 최정목 차장도 참여했다. IT와 농업 전문가 세 사람이 아이디어를 모았다. 최 차장이 개발 총괄을 맡았다.
`진짜 농장`이란 의미를 담은 농업경영 게임 레알팜이 일 년 반 만에 탄생했다. 게임 검수과정에 서울대 원예과학 전공 학생과 대학원생까지 참여해 내용을 꼼꼼하게 살폈다. 단순히 흉내내는 수준을 뛰어넘어 현실적 작물 재배 과정과 농가 경영을 담았다.
전창후 교수는 “팜빌을 흉내내 만든 게임에는 우리나라 기후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는 외산 작물이 등장한다”면서 “농작물은 무엇보다 외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간에서 기후, 생산량, 가격, 저장기술 등을 다양하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지역 기후변화 추이를 반영했고 데이터도 실제 농작물의 재배환경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재배시간과 생산량, 시장가격도 우리나라 농업 환경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소셜게임(SNG)으로 만들어 게임 내 작물가격도 계속 변화한다. 가령 여러 이용자가 한꺼번에 배추를 많이 생산하면 게임 내 거래가격이 떨어진다. 이 때 배추를 장기 저장하는 냉장공간을 가진 이용자는 유리하게 되는 등 여러 환경요소를 두루 반영했다.
농작물을 잘 키우는 이용자에게는 배추나 고추 등 실제 농작물도 제공할 계획이다. 게임 내 인터넷쇼핑몰에서 이용자가 직접 친환경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전 교수는 “농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라면서 “사실적인 농업 환경을 담아 청소년은 물론이고 귀농을 준비하는 일반인에게 교육적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