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폰` `초콜릿폰` 등 LG전자의 빅 히트 휴대폰 개발을 주도했던 곽우영 전 전자기술원장이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겼다. 휴대폰 분야에서 성공 모델로 검증된 고객 친화형 DNA가 현대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분야에도 이식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곽우영 전 LG전자 전자기술원장(부사장)이 최근 현대차가 신설한 차량IT서비스사업부 총괄 부사장에 임명됐다. 신임 곽 부사장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글로벌 전장용 IT 시장을 주도할 첨단기술 로드맵을 마련하고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차세대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해 전장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 강화를 지시하는 등 첨단 전장부문 기술 확보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차량IT서비스사업부 신설은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IT에 관심이 높은 정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차량IT서비스사업부는 향후 자동차IT 시대를 주도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파악하고 준비하는 핵심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차량IT서비스사업부를 신설하면서 내비게이션, 텔레매틱스 등을 담당해온 기존 CL(카라이프)사업부를 신설 부서 소속으로 전환했다. LG전자에서 빅 히트 휴대폰 개발을 주도하는 등 모바일 부문에 특화된 곽우영 전 부사장을 차량IT서비스사업부 총괄 부사장으로 임명하는 파격 인사도 단행했다.
곽 부사장은 LG전자에서 MC연구소장을 맡으며 빅 히트 모델인 `초콜릿폰` `프라다폰` `샤인폰`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히트 상품 개발과 플랫폼 기반 휴대폰 개발 체제를 구축하는 등 역량을 인정받아 2008년 1월 기술연구원장으로 승진했으나 2011년 12월 R&D조직 슬림화 작업에 따라 현업에서 물러나 고문역을 맡아왔다.
현대차그룹이 IT 역량을 강화하면서 LG전자 MC사업본부 소속 임직원들이 현대모비스나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긴 사례는 있었으나 부사장급이 자리를 옮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9년 말에는 LG전자 디지털TV 연구소장을 지낸 이춘 상무가 현대차 전자개발센터장(전무)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이 전무 역시 현대차가 자동차IT 분야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영입한 전문가다.
곽 부사장의 경우 현업에서 물러나 고문역을 하다 현대차로 이동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오랜 시간을 두고 현대차 측이 치밀하게 영입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사장급 인물인 데다 현대차가 자동차IT 부문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장 부문 첨단 기술과 서비스 로드맵을 명확히 갖추고 있지 않은 상태여서 현대차가 체계적으로 이 분야를 강화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실행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