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는 디스플레이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효율 유연 배터리가 처음 개발됐다.
KAIST(총장 서남표)는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팀이 휘어지면서도 충전밀도가 높고 폭발위험이 적은 고성능 유연 고상배터리를 처음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8월호 온라인판에 실렸다. 미국 화학학회는 지난 10일자 뉴스레터(C&EN)에서 특집으로 다뤘다.
연구진은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₂) 양극재료를 운모 희생기판에서 4㎛(머리카락의 약 10분의 1 두께) 정도인 박막형태로 고온 성장시킨 뒤 기판으로 쓰인 딱딱한 희생기판을 제거해 얇은 배터리 부분만 남긴 후 유연한 기판위에 전사하는 방법으로 고성능 유연 고상배터리를 완성했다.
이 배터리는 휘어지더라도 전압이 3.9~4.2V로 거의 변하지 않고, 충·방전 1만회(방전심도 80%) 정도의 안정적 작동과 함께 2200㎼h/㎤의 높은 에너지밀도(패키징 포함)를 지닌 게 큰 특징이다.
그동안 고효율 배터리는 고온의 열처리 문제로 플라스틱 기판 사용이 어렵다는 점과 열처리 없이 분말 형태로 만들면 충전밀도가 매우 낮다는 단점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이 많았다.
연구진은 현재 대량생산을 위한 레이저 리프트 오프(Laser lift-off) 기술과 충전용량을 높이기 위해 3차원으로 적층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구민 박사는 “충전밀도가 높은 박막형태의 고효율 유연 배터리는 완전한 형태의 유연 전자 제품을 만드는 데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