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3000만 시대…모바일 생태계 보완해 시너지 높여야

`인터넷경제에서 모바일경제로, 3세대(3G) 이동통신에서 4G 롱텀에벌루션(LTE)으로…`

스마트폰 가입자 3000만 시대 개막은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패러다임이 또 한 번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자리 잡으면서 통신·단말기·콘텐츠 산업계 모두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왔다. 균형 잡인 모바일 생태계 발전전략을 마련해 모바일 경제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ICT 시장 지각변동=스마트폰 확산은 기존 PC 중심의 인터넷 환경을 모바일로 바꾸고, 음성 통화 위주의 통신서비스산업을 데이터 중심으로 바꿔놓았다. 1990년대 중반 닷컴 열풍과 함께 시작된 `디지털경제` `인터넷경제`는 옛말이다. `모바일경제` `커넥티드경제`가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콘텐츠 산업은 스마트폰이라는 새 플랫폼을 만나 제2의 부흥기를 열었다. PC와 MP3플레이어 외에는 이렇다 할 단말 플랫폼을 찾지 못했던 디지털 콘텐츠는 스마트폰에 힘입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상품으로 발전했다. 게임 산업도 `앵그리버드` 열풍으로 대변되는 모바일게임 카테고리를 새로 창출했다.

모바일기기 제조사는 더 큰 변화를 겪었다. 피처폰 중심의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시장으로 전환됐다. 스마트폰은 기존 피처폰에 비해 모델 종류를 줄이면서 프리미엄급 제품군을 강화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대당 100만원에 육박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제조사에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효자종목이 됐다.

◇산업계 양극화 부작용도=스마트폰으로 인한 시장 환경 변화는 산업 양극화라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과거 피처폰 시대 모바일 시장을 주도한 통신사업자 진영은 급속히 위축됐다. 통신사업자가 누린 힘이 고스란히 애플, 구글 등 모바일 운용체계(OS) 진영으로 넘어갔다. 애플과 구글은 고속성장했지만 통신사업자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모바일 기기와 솔루션 시장도 양극화됐다. 많게는 수십종이 유통되는 피처폰과 달리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제로 팔리는 모델은 손에 꼽힐 정도다. 1, 2위 상위 업체를 제외하고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려운 형국이다. 다양한 피처폰 모델에 맞춰 솔루션을 개발해온 중소 솔루션업체도 타격을 입었다. 대부분 기능이 모바일 OS에 내재화되면서 설자리를 잃어갔다. 적지 않은 회사가 문을 닫거나 신규 사업으로 전환했다.

◇모바일 생태계 균형성장 이뤄야=스마트폰 가입자가 인구 절반을 훌쩍 넘는 3000만을 돌파한 것에 맞춰 양이 아닌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스마트폰 대중화를 발전적으로 활용해 모바일 경제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LTE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빨리 LTE 서비스를 확산한 것은 인구 대비 높은 3G 스마트폰 가입자 기반이 있기에 가능했다. 스마트폰 3000만, LTE 1000만 가입자 시대를 통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서비스 분야에서 동반 성장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진 한국무선인터넷산업협회(MOIBA) 회장은 “스마트폰 대중화로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가 열렸지만 한쪽으로 편중된 생태계에 그친 게 현실”이라며 “향후 정부와 업계 차원에서 상생 협력을 강화해 각 주체가 고르게 발전하는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추이(단위 : 만명)

스마트폰 3000만 시대…모바일 생태계 보완해 시너지 높여야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