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산업이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가전과 정보통신기기는 글로벌 수요 증가에도 입지경쟁력 약화와 해외 생산 확대로 수출과 생산 축소가 우려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주요 단체·기관과 공동으로 주요 업종별 `하반기 수출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전·정보통신기기·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전자산업은 하반기 내수와 수출이 각각 4%와 2% 증가로 상반기보다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가격 안정과 신흥시장 수요 회복으로, 반도체는 스마트기기 시장 확대로 각각 6%와 4% 증가할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4.9%와 1.6% 감소세였다. 가전제품과 정보통신기기는 해외 수요 둔화와 해외 생산 확대로 하반기에도 3%와 2% 감소할 것으로 보았다.
내수는 반도체가 디지털방송 전환에 따른 디지털TV·셋톱박스 특수에 신재생에너지 및 자동차용 제품 수요로 9% 증가가 예상됐다. 디스플레이도 모바일기기용 패널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며 6% 증가가 예상됐다. 생산 부문에서는 가전제품과 정보통신기기가 수출 감소 등으로 0.1%와 0.7% 성장에 그치나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는 기저효과 및 시장 안정으로 6~7% 증가가 예상됐다. 수입에서는 가전·디스플레이·반도체 수요 증가로 평균 3% 증가가 전망됐다.
이날 전경련이 서울 여의도 KT빌딩에서 개최한 `하반기 긴급 산업진단 세미나`에서 이경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전자산업 전망과 과제` 발표에서 우리 기업이 신흥시장 중심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연구위원은 “신흥시장은 제품 라이프사이클 측면에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디지털TV를 예로 들며 “선진국과 신흥국 간 디지털방송과 3D TV 방송 개시 시점이 달라 신흥국시장에서 구 모델 제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 신제품 투자여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FTA 활용을 주문하며 발광다이오드(LED)·연료전지·2차전지·융복합 가전제품 등 우리가 경쟁력을 보유한 고관세 폐지 품목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하반기 전자산업 기회요인으로 △디지털방송 전환 △글로벌 4G와 모바일시장 확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성장 모멘텀 △글로벌 반도체산업 구조 재편 △산업융합 본격화를 꼽았다. 우려되는 것은 글로벌 성장 둔화, 중국과 기술격차 축소, 외국기업의 견제 심화, 디스플레이산업 경쟁 격화 등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