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리버풀 게임 스튜디오 폐쇄...게임업계 구조조정

글로벌 게임업계가 감원 공포에 떨고 있다. 스마트기기를 통한 무료 게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전통 게임업계가 줄줄이 사업을 접고 있다.

소니가 영국 리버풀 개발 스튜디오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1984년 설립된 이 스튜디오는 1994년 소니에 인수된 후 플레이스테이션 인기 게임을 개발했다.

소니는 “흥미로운 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다른 스튜디오에 투자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같은 조치로 우리는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버풀 스튜디오 폐쇄는 캐주얼 게임 개발사 팝캡이 시애틀 본사 직원 50명을 감원하고 아일랜드 지사를 폐쇄하기로 발표한 직후 나온 것이다. 아일랜드에서도 100명이 직장을 잃었다. 노르웨이 게임 개발업체 펀컴 역시 감원조치를 발표했다. THQ도 20명 이상을 해고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게임 산업이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 스마트기기 보급으로 무료 게임이 늘면서 전혀 다른 형태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와 스태프, 개발 일정 등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너무 급속하게 일어나 미처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

게임전문잡지 MCV 편집장 마이클 프렌치는 “펀컴은 멀티플레이어게임(MMO)을 내놨지만 부분 무료 게임에 밀렸고 팝캡도 부분 무료 게임이 자신들의 캐주얼 게임을 밀어낸 점을 순순히 받아들였다”면서 “소니 역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뒤처진 사업부를 정리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새로운 분기가 시작되기 전 사업부를 정리하려는 경영진 때문에 8월 31일 전에 해고가 한꺼번에 몰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게임업체 마스터트로닉 설립자 앤디 페인은 “이 같은 일은 비극이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게임 유저들은 스마트기기를 통해 다양한 경로로 게임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이 빠르게 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