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이공계 투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

[ET단상]이공계 투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산업은 전자, 조선,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 이공계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으로 축약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젊은이들의 장래 희망이 변호사, 의사, 연예인으로 획일화하면서 우리는 이공계 기피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공계 기피는 향후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이공계 우수인재를 확보하고 신성장동력 분야 인력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4월 제시한 `이공계 르네상스 5대 희망 전략`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5대 전략은 창의융합적 교육연구 토양 정착 △이공계 희망찬 일자리 창출 △이공계 친화적 일자리 생태계 조성 △글로벌 네트워크 활성화 △이공계의 사회경제적 공헌 및 책임 구현으로 요약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두 번째 항목인 이공계 희망찬 일자리 창출이다. 현재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한 것과 함께 국내 경제 흐름도 매우 불안하다. 정부에서는 경제성장의 목표점을 6개월간 네 차례에 걸쳐 하향 수정했다.

경제 위기 극복과 국민행복지수에 가장 큰 적은 실업난이다. 정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2.6배를 웃돈다. 또 한국노동연구원이 조사한 2011년도 신규 대졸자 계열별 실업률에 따르면 공과계열과 자연계열의 실업률은 각각 41.4%, 37.3%로 다른 계열(인문사회, 사범, 의학)의 평균 실업률 27%보다 훨씬 높았다. 실업은 인간의 희망과 창의적 비전을 멍들게 한다는 측면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더욱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교과부에서 지원하는 이공계 일자리 창출 정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매우 눈에 띄는 사업을 한 가지 발견했다.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다양한 이공계 전공자에게 전문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 기술 기반 취업을 지원하고 기업에는 양질의 인력을 공급하는 프로그램으로 200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연수사업 참여자들의 평균취업률이 74.8%(10년간 평균취업률, 2011년도 79%)로 다른 인력양성사업의 평균취업률(약 50%)을 크게 상회한다는 것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취업의 질적인 사항과 생활보호대상자, 장기실업자, 여성인력 등 취약계층 배려 등 다양하게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에 정부의 지원이 줄고 있다. 2003년 125억원, 2004년 300억원, 2005년 150억원 등이 지원됐지만, 2010년 154억원을 정점으로 2011년 80억원, 2012년 84억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원래 이공계 육성 정책은 그 효과가 금방 드러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일자리는 그들이 창의적 꿈을 이룰 수 있는 토양이고 삶을 영위하는 터전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고, 당장 나타나는 취업률이라는 성과 외에도 미래 산업 발전이라는 커다란 과실을 기대할 수 있기에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세계는 경제위기 이후 청년실업률 추이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수 차례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청년실업을 해결할 적절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향후 정부 예산 편성과 사회구조 안정화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체계적인 인력양성 사업 등에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등 청년들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다각적 정책을 펼쳐야 한다.

김경섭 여주대 전자과 교수 kkseob@yi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