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인의 마음을 끌어라…온라인 쇼핑 마르카VIP 돌풍

15년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10년 고국 요르단으로 돌아와 온라인 쇼핑업체 `마르카VIP`를 세운 아흐메드 알크하티프(34). 아랍권 전역에 명품을 판매하는 이 사이트는 2년도 지나지 않아 중동 최대 규모 온라인 쇼핑 사이트로 부상했다. 2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하루 25만명이 방문한다. 지난 4월 한 달 매출이 600만달러나 된다. 현지에선 `최초로 아랍권에서 성공한 온라인 쇼핑몰`이란 평판을 듣는다.

온라인 쇼핑이 성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마르카VIP 사례는 그만큼 중동 지역에서 온라인 사업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알크하티프 최고경영자(CEO)가 마르카VIP를 세운 것이 2010년 11월이다. 이미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지 10년이 지난 시점이다. 이처럼 중동 지역에서 성공한 온라인몰이 뒤늦게 나타난 것은 유무형의 장벽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지만 아랍권은 나라마다 제도와 규제가 다르다. 세관 규정이 달라 다른 나라로 제품을 배송할 때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오프라인 유통점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있더라도 문화적 이유로 신용카드 정보를 온라인몰에 제공하기를 꺼린다.

결국 마르카VIP는 중요 국가에 직접 유통망을 운영해 세관 문제를 해결했다. 레바논에서부터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에 이르기까지 지점을 내고 물류센터를 건설했다. 신용카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달 후 현금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공공 성격이 있는 상업 인프라가 개설되있지 않자 이를 직접 도입한 셈이다.

알크하티프 CEO는 “이 같은 어려움을 오히려 기회로 본다”면서 “후발주자들이 내 방식을 흉내내려면 최소한 2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제리, 이집트 등 프랑스어권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프랑스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름만 대면 아는 중동 지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가 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