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미래IT강국전국연합 창립 세미나 기조발제를 맡은 박정훈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현재 ICT 거버넌스의 문제를 △스마트 환경과 새로운 ICT 생태계 환경변화 대응 지체 △관할권 분쟁과 기능 중복 △정보보안 문제와 ICT 국제경쟁력 하락 등으로 분석했다.
박 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1인당 스마트폰 보급률과 급속한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생태계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지식경제부·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 영역 갈등과 중복된 기능, 분할된 거버넌스에 따른 정보보안 약화 등 많은 문제가 양산됐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쇼크` 등 새로운 기술 등장에 대응이 부족했던 것은 분산형 거버넌스 문제점이 노출된 대표적 사례다. 중심 부처 없이 사업 조율과 정책 난맥, 업무 중복에 따른 비능률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주무부처를 자임한 방통위와 지경부 두 부처 모두 ICT 분야가 뒤로 밀렸다. 박 교수는 “지경부 내에선 전통적 산업에, 방통위에선 방송법 등 정치적 사안에 밀렸다”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정책 조정기능 부재 문제에 대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 방통위 체제가 정치적 영향에 크게 노출된 것도 문제점이다. `정책과 정치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반론이 있다. 하지만 박 교수는 “방통위 제체의 정치성으로 ICT가 뒷전이 돼 신속한 의사결정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에만 효과적이고 진흥에는 역부족인 합의제 구조 역시 ICT 발전에 선효과보다는 걸림돌인 측면이 크다.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지면서 정보보안 등 민감한 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경쟁력을 낮췄다.
새로운 ICT 거버넌스에 대한 입장으로는 △현행 방통위 체제 유지 △규제·진흥을 종합한 총괄부처 △진흥 중심의 총괄부처 △지식경제부 중심 총괄부처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정책 통합 부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기존의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CPND 생태계 대응을 위해선 결국 규제와 진흥을 종합한 ICT 전담부처가 신설돼 전문성과 신속성을 갖춘 정책을 펴나가도록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