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LED보급협회가 추진 중인 아파트 지하 주차장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보급 사업이 전국 단위로 확대되고 있다.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LED 조명 업계에는 가격 파괴를 이끄는 양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LED보급협회 주도 하에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지하 주차장 LED 조명 보급 사업은 전국 70개 이상 아파트 단지에서 2만3000개의 조명 교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곳까지 포함하면 전국 800개 단지, 20만개가 넘는다.
폭발적 반응은 저렴한 조명 가격과 독특한 사업 모델 덕분이다. 지하 주차장 형광등을 교체하는 이 사업에 적용된 LED 조명 가격은 5만7200원이다. 기존 주차장용 LED 조명 대비 40~50% 저렴하다. 여기에 조명 및 시공비 일체는 금융 기관이 부담하고 LED 조명 설치 후 발생한 전기료의 `절전 차액`으로 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 힘을 더했다.
구매자는 기존 전기료만 전과 동일하게 지불하기 때문에 추가 부담이 없다. 이는 결국 조명 교체를 유도해 LED 업체는 시장 활성화를, 국가적으로는 에너지 절감을 꾀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대 효과에 서울·인천·부산 등 각 지자체들도 앞다퉈 주차장 LED 교체 사업에 착수하는 등 보급 사업이 확대됐다.
그러자 업계에는 연쇄적인 가격 인하가 일어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협회의 주차장 LED 조명 사업 쪽으로 몰리면서 가격 출혈 경쟁에 나선 것이다. 한 조명 업체 관계자는 “주차장 조명 보급 사업이 호응을 얻으면서 그 가격이 시장 표준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10만원을 넘던 주차장용 LED 조명은 최근 7~8만원 수준으로 낮아져 일각에선 불만이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경영 환경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협회발 가격 파괴는 부담을 더한다는 주장이다. 중소 조명 업체 관계자는 “가격 대응을 해야 하는데 여력이 없고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외면 받는 고충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앞으로 LED 조명 가격 인하 추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협회 중심의 LED 보급 사업이 규모와 대상을 보다 확대하고 있어서다. 현재 지하주차장 LED 보급 사업에는 6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수요가 늘면서 2차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기업이 50여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나아가 지하주차장뿐 아니라 공장등을 LED조명으로 바꾸는 사업도 준비 중이다. LED보급협회 측은 “가격과 AS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은 누구나 보급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며 “LED 시장 확대 및 산업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