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세계 1위 풍력업체 덴마크 베스타스가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베스타스는 이날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베스타스 주가는 18.52% 치솟으며 40.19크로네(DKK)에 마감됐다.
이 소식은 전날 버트 노드버그 베스타스 회장이 “주식의 10~20% 정도를 인수할 수 있는 투자자를 찾고 있다. 빚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한 직후 나온 것이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베스타스가 자본금 추가와 주식 매각, 해상풍력발전 터빈 공동 개발 등 세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풍력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보조금 삭감 등으로 베스타스는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상태다. 올해 3700명을 감원하기로 발표했다.
덴마크 현지 언론은 올 초 중국 시노벨윈드와 신장 골드윈드 등이 베스타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지 증권가에선 베스타스와 미쓰비시가 지난 3월부터 협상을 해오고 있으며,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업체들의 인수 의도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쓰비시로서도 나쁠 게 없다. 미쓰비시는 육상풍력발전기 제조에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해상풍력발전 분야에선 기술력이 부족하다. 베스타스 기술력이 필요한 이유다. 일본은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해상풍력발전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달 도입된 발전차액지원제도(FIT)에 따라 일본에선 풍력발전에 킬로와트아워(㎾h)당 23.1엔을 지급한다. 이는 독일이나 프랑스보다도 높은 금액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