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공조기 업체 다이킨공업이 미국 가정용 에어컨 업체 굿맨글로벌을 37억달러(약 4조2000억원)에 인수한다.
엔고에 힘입어 일본 기업들이 잇달아 해외업체 인수전에 나선 가운데 올해 일본 제조업체가 추진한 인수합병(M&A) 중 가장 큰 규모다. 최근 중국 경쟁사에 코밑까지 추격을 당한 다이킨은 이로써 세계 공조기 시장 선두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2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다이킨공업은 미국 가정용 에어컨 시장 1위 업체인 굿맨글로벌을 인수한다. 미국 사모펀드인 헬만앤드프리드먼이 보유한 굿맨 주식을 전량 인수하는 방식이다.
다이킨은 지난 2010년 미국 캐리어를 제치고 세계 공조기 시장 1위로 등극했다. 당시 굿맨 인수를 추진했으나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내수 경기가 불안해지자 잠정 중단했다. 최근 중국 공조기업체들이 해외 업체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우면서 급속히 성장하자 선두 자리에 위협을 느낀 다이킨이 굿맨 인수에 다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가가 당시 3500억엔에서 3000억엔 수준으로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다이킨의 공조 부문 매출은 1조400억엔(약 15조원). 여기에 굿맨 매출 1600억엔을 합치면 1조2000억엔으로 늘어난다.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게 된다. 주하이거리가전은 브라질과 베트남에 이어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광둥미디어전기는 지난해 미국 캐리어의 남미 3국 사업을 인수하고 해외 진격을 본격화했다.
다이킨은 굿맨 인수를 발판으로 미국 가정용 에어컨 시장 진출을 강화할 예정이다. 다이킨은 그동안 북미시장에서 업무용 대형 공조 시장에서는 성과를 거뒀지만 가정용 시장에서는 문화의 차이 등의 벽에 부딪혔다. 방마다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를 설치하는 일본과 달리 북미와 중남미는 가정용 에어컨도 공기 배관을 건물 전체에 연결해 내보내는 `덕트 방식`을 적용한다.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굿맨을 통해 미국과 중남미 시장도 개척할 방침이다.
굿맨글로벌의 미국 가정용 에어콘 시장 점유율은 25%다. 북미에 900개 이상의 판매점이 있다. 테네시주와 텍사스주에서 총 4개의 공장을 운영한다.
세계 주요 공조기업 2011년 매출 현황
(자료 니혼게이자이)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