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에 일본서도 승리…"왜 미국서만..."

연합뉴스는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진행된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승리했다고 31일 보도했다.

한국과 미국 법원에서 1승 1패를 주고받은 삼성전자가 31일 일본 법원의 일부 본안소송에서는 애플 특허를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날 판결은 제기된 특허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만 판정을 내리는 것이기는 하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의 본사가 있는 한국과 미국 외에 제3국에서 처음 나오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쟁점은 애플이 제기한 `미디어플레이어 콘텐츠와 컴퓨터의 정보를 동기화하는 방법` 특허를 삼성전자 제품이 침해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었다.

이 특허는 MP3 음악 파일을 비롯해 PC에 있는 미디어 콘텐츠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옮기는 기술과 관련된 것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이번 판결이 자사에 유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애플은 동기화 과정에서 가수·곡명 등 콘텐츠에 포함된 부가 정보를 이용해 새로 옮겨야 할 파일인지 원래 있던 파일인지를 판정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파일명과 크기로 판정하는 등 두 회사가 채택한 양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물론 애플이 제기한 나머지 1개 특허인 `바운스백`은 한국 법원과 미국 소송 배심원단이 모두 삼성전자의 침해로 판정한 만큼 일본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바운스백은 소송이 제기될 당시에는 삼성 제품에 쓰였지만, 현재는 업데이트 등을 통해 다른 대체 기술을 적용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한 삼성이 시장에서 받는 타격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일본 법원은 기술 특허를 중요시하는 특성이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하는 만큼 앞으로 삼성전자가 제기한 무선통신 기술 관련 특허를 애플이 침해했다는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삼성은 주로 표준특허로 애플을 상대했던 한국에서와 달리 일본에서는 `비행 모드 아이콘 표시` 등 상용 사용자인터페이스(UI) 특허로도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애플 제품 판매금지 제기에 따른 독과점 논란도 크지 않다.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임을 뜻하는 이른바 `프랜드(FRAND)` 규정 때문에 표준특허로 상대 제품의 판매금지를 이끌어내기가 어렵다는 해석이 있으나 상용 특허는 그런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에 따라 삼성전자는 갤럭시S3를 앞세워 8%대에 머물고 있는 일본 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