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 `코리아뷰` 실험방송에 나서기로 하면서 방송업계가 발칵 뒤질힐 태세다. MMS는 지난 2009년에도 추진되다 케이블방송 등 유료방송업계의 반발로 좌초됐다. 이번에도 유료 방송사업자들의 거센 저항이 예상된다.
유료 방송사업자들이 MMS에 저항하는 이유는 케이블방송, IPTV 등의 존립 기반 자체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제공업체(PP)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상파가 기존 채널을 3~4개로 쪼개 사실상 신규 종합편성채널을 그만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들의 반대도 불을 보듯 뻔하다.
문제는 이처럼 폭발력을 가진 정책이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추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MMS 실험방송은 기술력 확보와 테스트를 위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재로선 정식 서비스는 전혀 허용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험방송이 정식방송을 위한 충분한 명분이 될 공산이 크다. 실험방송을 통해 난시청 해소와 디지털전환율 제고 등과 같은 장점이 부각되면 KBS가 얼마든지 정식방송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방송업계는 최근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지상파, 케이블방송, IPTV, 위성방송, 종편 등 툭하면 대립하느라 허송세월을 보낸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업자간 역무구분이 없어진데다 방송 규제를 맡은 정부의 컨트롤 기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방통위는 정치적 논리에만 휩쓸려 종편을 무려 4개나 허용하며, 방송 시장을 사실상 파괴했다. 이번 MMS 역시 새로운 종편 채널이 새로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가 설사 MMS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더라도 지상파가 독점하게 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더 이상 정치적 특혜에 이은 소모적인 대립으로 우리 방송업계가 스스로 경쟁력을 갉아먹는 악순환은 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