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4일(화) 밤10시 50분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을 갖는다. 알고 보면 간단한 장수비결을 한 대가족이 가르쳐준다. 경상북도 상주시의 어느 마을 1대 정학봉(87) 할아버지부터 4대 정웅혁(13), 정일혁(7)군까지 아홉 식구 대가족이 산다. 가족은 7대에 걸쳐 전통옹기의 맥을 이어왔다.
옹기 공장의 마르지 않은 흙처럼, 쉬지 않는 물레처럼, 아흔을 앞둔 연세에도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1대 정학봉(87), 이은하(83) 부부의 건강 비법을 알아본다. 할아버지는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약수를 뜨러 가는가 하면 할머니는 밭과 집을 오가며 쉴 새 없이 일을 하면서도 지칠 줄 모른다.
80년 세월을 지나 이제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의 노부부와 옹기 공장을 지키는 가족의 건강비법은 과연 무엇일까. 갑자기 쏟아지는 장대비에 누구 하나 다급해지거나 바빠지지 않는다. 비 때문에 엉망이 된 땅을 보수하는 일도 서두르거나 재촉하지 않는다.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지켜본다. 쉬엄쉬엄 일하는 것이 이 가족의 특징이다.
정학봉 씨는 `느긋함`은 옹기장으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덕목이라 이를 중요시 여기며 평생 살았다고 한다. 느긋한 마음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주기 때문에 이들 가족의 장수에 중요한 비결로 작용했다. 매 식사마다 직접 만든 옹기에 담아 묵힌 된장, 잡곡밥을 먹는 것처럼 매 순간에 `느긋함`과 `여유`를 잊지 않고 살아온 가족.
이 가문은 백년이 넘는 세월동안 7대에 걸쳐 전통옹기의 맥을 이어왔다.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1대 할아버지부터 2대, 3대도 가업을 이어왔다. 어린 두 증손자들도 옹기 공장을 놀이터삼아 뛰어논다. 100년이 넘는 세월 옹기로부터 시작된 장수가족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