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순매수 재개 IT, 자동차 대형주 관심

미국과 유럽이 경기 부양책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 매수 재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간 외국인이 관심을 가졌던 IT와 자동차 등 시가총액 대형주에 대한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순매도로 전환했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첫거래인 이날 200억원 안팎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규모는 작지만 유럽 금융시장 안정과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도 최근 약세 흐름을 깨고 소폭 상승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는 미국 증시의 상승 영향이 컸다. 지난 주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양적완화에 대한 추가 부양책 실시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초 잭슨홀 연설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의 QE3 가능성 언급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승했다”며 “이번주 예정된 ECB 정책회의에서도 국채 직매입 등의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이 주식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순매수 전환에 따라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은 시가총액 상위 IT와 자동차주를 꼽았다. 한 연구원은 “주 후반 ECB 정책회의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최근 상승세가 주춤해진 IT와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중심의 흐름이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 이벤트가 정점에 다가옴에 따라 기업 이익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달 ECB 정책회의와 미국 FOMC를 기점으로 정책 기대감이 소진될 수 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소비여력이 개선되고 있어 소비관련주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관련 소비 민감도가 큰 품목은 자동차, 가구, IT제품 등 고가 내구재가 될 것이라며 이 경우 한국증시 수혜업종은 자동차, 하드웨어·디스플레이 등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