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메일,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 종이 사용은 과연 줄어들고 있을까. 많은 사람이 정보사회가 도래하면 종이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증가하고 있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종이 소비량은 매년 15% 이상 증가해 한 해 400억장 이상의 종이문서가 유통된다고 한다.
종이문서 사용은 개인과 기업에 큰 경제적 부담일 뿐만 아니라 종이의 제작과 운송 그리고 폐기에 따른 환경문제를 유발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종이문서 사용으로 발생하는 경제■사회적 비용은 연간 28조원에 이른다. 탄소 배출량은 50만㎾급 대형 화력발전소 네 곳에서 발생하는 양과 맞먹는다고 한다.
종이문서 사용이 계속되는 이유는 정보기술(IT) 발달에 따른 정보량의 급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종이문서에 기반을 둔 기존 제도와 관행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각종 제도를 보완하고 신설해 전자문서 활용을 촉진하고 종이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2010년 `녹색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자문서 확산방안`을 발표했고 올해 4월에는 상법과 보험업법령을 개정해 전자문서로 작성■보관된 상업장부와 납세서류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또 6월에는 `전자거래 기본법`의 명칭을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으로 바꾸고, 정부가 전자문서 확산 기본정책을 수립하게 하는 등 전자문서 확산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달부터 온라인 `등기우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인전자주소(#메일)`와 #메일을 이용해 전자문서 중개사업을 하는 공인전자문서중개자 제도가 시행됐다.
#메일은 본인 확인, 수·발신 확인, 내용증명 등이 법적으로 보장된다. 기술적으로도 이메일보다 보안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각종 청구서, 계약서 등 공식문서의 전자적 유통을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면 H보험사의 고객은 보험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종이문서가 아닌 스마트패드로 보험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메일로 받아보고 있다. 미국·중국 등 해외 6개국에 거주하는 동포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외교통상부 재외공관에서 가족관계등록부(옛 호적등본)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는데, 이것도 #메일 덕분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일 도입으로 연간 최소 700억원의 신규 시장이 창출되고, 종이 사용 절감 및 생산성 제고로 3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메일은 국내 기업이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고, 정부가 제도 개선과 국제 표준화를 주도한 `민관 합작품`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주도로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메일을 세계로 수출하기 위해 국제특허 출원과 국가 간 전자문서 시범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모든 국민이 #메일을 부담 없이 사용하도록 개인의 주소 등록 수수료를 무료로 하고, #메일 발송 수수료도 최소한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이제 #메일 제도 도입으로 전자문서 확산을 위한 씨앗이 뿌려졌다. 이러한 씨앗이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인이 앞장서서 기존 종이문서 사용 관행을 깨고 전자문서 활용이 촉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는 인터넷 사이트(www.npost.kr)에서 #메일 ID를 만들어 중요한 문서를 #메일로 보내고 받아보자!
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 szyoon@mk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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