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과서 감수기관 요청에 따라 구성된 전문가협의회가 `진화론`은 과학을 배우는 모든 학생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 의견이 반영돼 진화론 논쟁이 일단락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기한림원) 전문가협의회는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 진화론에 대한 과학적 해석을 반영하기 위한 `고등학교 진화론 내용 수정·보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가이드에는 진화론은 과학적 반증을 통해 세워진 현대과학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이론 중 하나이어서 교과서에서 빠지면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가협의회는 과학교육과정 개발기관이며 과학교과서 감수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요청에 따라 고등학교 과학교과서 진화론 내용 보완을 위해 이뤄졌다.
이는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 등 일부 단체에서 `화석 기록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되는 진화론은 가설 수준이기 때문에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청원 제기`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교과서 삭제 청원은 `시조새는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종이 아니다` `말의 진화계열은 상상의 산물`이란 주장에서 비롯됐다.
논란의 대상이 된 시조새 화석에 대해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시조새는 파충류와 조류를 연결해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진화론의 아이콘”이라면서 “지금 교과과정에서는 시조새가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종인 것처럼 표현돼 있다”고 말했다. 시조새는 다양한 진화의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데 교과서에서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박사의 설명이다.
전문가협의회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에 대한 최종 승인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서울시교육청에서 결정한다. 가이드라인은 과학창의재단에 송부하고 창의재단은 과학교과서 인정기관인 서울시교육청과 교과서 발행사에 전달된다. 교과서 발행사에서 수정·보완 대조표를 작성해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하면 교육청에서 9월 말까지 승인하게 되면 내년도 과학교과서부터 적용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
권동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