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거는 기대

[기자수첩]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거는 기대

최근 디스플레이 기술 관련 세미나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 `플렉시블(flexible)`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동반성장포럼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 이슈도 역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만들 `라이프 혁명`이었다. 대구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IMID) 2012` 기조연설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중심이었다.

주요 연사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제시하면서 강조하는 말이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통해 평판디스플레이(FPD)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색감과 광시야각 등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의 디스플레이 자체 특성을 강조하던 삼성디스플레이도 시각이 달라졌다. AM OLED가 플렉시블 및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우리말로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풀이된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궁극적인 모습은 종이와 같다. 깨지지 않고 구부리거나 찢을 수도 있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지금은 깨지지 않는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깨지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새로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 다양하다. 장난감, 교과서 등 어린이를 겨냥한 제품부터 자동차와 같은 다양한 기기에 들어갈 수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정체를 겪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의미 있는 일이다.

대형 LCD 시장은 브라운관(CRT) TV를 대체하는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브라운관을 LCD 패널로 바꾼 힘이 지금의 디스플레이 시장을 만들었다. 근래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3차원(3D) TV나 AM OLED TV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 것도 같은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대체 수요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역시 새로운 시장을 만들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희망적이다. 기존 시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는 시각의 전환과 의지가 보이기 때문이다.

문보경 소재부품산업부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