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핵심 통신장비 국산화 계속 도전" 이상근 유비쿼스 사장

“통신장비를 국산 기술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의미가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제어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주권`은 갈수록 중요해질 겁니다.”

이상근 유비쿼스 사장은 늦은 나이에 창업했지만 단기간에 네트워크 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쌓아올린 인물이다. 특히 국산화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성과를 달성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상근 유비쿼스 사장
이상근 유비쿼스 사장

서른 아홉살이던 1998년 대기업(일진그룹)을 나와 휴대폰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서버 `SMSC(단문메세지서비스센터)` 개발로 사업에 뛰어든 그는 2000년 유비쿼스를 창업해 연매출 700억~800억원을 안정적으로 올리는 회사로 키워냈다.

“운이 좋았습니다. 금융위기 등 대외적인 여건은 안 좋았지만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네트워크 산업을 타고 성과를 올릴 수 있었죠. 자체 기술력을 가진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유비쿼스는 최근 LG유플러스에 대용량 백본 스위치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초반 수요만 150대에 달하고 추가 입찰 등을 통해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국산 백본 장비가 통신사에 대규모로 설치된 사례는 유비쿼스가 유일하다. 대부분 국산 장비가 가입자망에 설치되는 것을 고려하면 가볍게 볼 성과가 아니다.

공개 입찰에서 주니퍼, 시스코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을 제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IP 전송시스템 등 고급 기능을 붙여 글로벌 업체에 뒤지지 않는 제품 수준을 달성했고 동시에 국산화로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시범 설치로 운영된 제품이 안정적인 성능을 보인 것도 낙찰에 힘을 보탰다.

백본 스위치 개발은 유비쿼스 외에 많은 기업들이 도전한 분야였지만 경제성과 기술력 한계를 이유로 중도에 포기했다. 하지만 국산화에 대한 명분과 기술력에서 자신감이 넘쳤던 이 사장은 끝까지 밀어붙였다.

이 사장은 “백본 스위치 개발에 100억원가량 투자했다”며 “중소업체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의 다음 과제로 해외 진출과 사업영역 확장을 꼽았다. 당장 글로벌 주요 통신사에 진입하기는 힘들지만 외곽에서부터 차츰 공급사례를 늘려가겠다는 목표다. 게임, 통신모뎀 등 타 산업에도 도전한다. 인수 등을 통해 현재 네트워크 사업과 시너지를 노리고 또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로운 비즈니스로 기회를 모색한다.

백본 등 핵심 네트워크 장비 개발은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이 사장은 “내년에는 차세대 IP전송장비로 불리는 PTN(패킷트렌스포트네트워크) 상용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핵심 장비를 국산화하는데 계속 매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