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효자 인터넷 업계 채용 꺾였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게임·인터넷 업계의 채용 증가세가 꺾였다. 고용 증대를 외치면서도 콘텐츠 산업 지원보다 규제를 일삼은 정부 정책도 적잖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HN·다음커뮤니케이션·SK커뮤니케이션즈 등 주요 인터넷 기업과 엔씨소프트·넥슨·네오위즈게임즈 등 대형 게임 기업의 채용 규모가 작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인터넷과 게임 분야는 개발과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우수 인력 수요가 많아 규모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산업군으로 분류됐다.

채용 감소는 모바일과 소셜 분야로 인터넷과 게임 산업의 중심이 급격히 이동하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포털과 온라인게임 중심의 국내 인터넷·게임 업계가 긴축 경영에 나섰기 때문이다. 인터넷 실명제와 게임 셧다운제 등 규제 위주 정책이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힘들었던 점도 발목을 잡았다.

넥슨과의 합병이라는 큰 변화를 겪은 엔씨소프트는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이 아예 없다. 2010년 수십명, 작년 200명 규모로 채용을 진행한 것과 대조된다.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전반적인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150명과 300명 규모로 직원을 대거 뽑았던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올해 채용 계획이 없다.

넥슨은 2010년 100명, 작년 120명에 이어 올해 150명을 채용하는 등 신규 인력을 꾸준히 늘렸다. 하지만 넥스토릭과 JCE 등 새로 인수한 회사의 신규 인력 채용이 합쳐진 수라 전반적 채용 규모가 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인터넷 업계 사정도 비슷하다. NHN은 작년 신입 80명을 포함, 400명 정도를 뽑았다. 개발자 공채를 진행 중이지만 올해 경력직 채용은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NHN 관계자는 “신규 채용 등 인사 문제는 전사적으로 빡빡하게 관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10년 70명, 2011년 30명 정도 신입 직원을 채용했다. 최근 신입 공채를 진행하나 증가 여부는 미지수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11년 120명을 뽑았으며 올해 60명으로 절반이 줄었다.

모바일 바람이 한창 분 작년 많은 기업이 모바일 분야를 중심으로 개발자 채용을 늘렸다가 올해는 채용 규모를 줄인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모바일과 소셜 등 신규 분야에서 기대만큼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황용석 건국대 방송통신융합학과 교수는 “게임이나 인터넷은 창의 산업인데 각종 규제에 신경을 쓰느라 서비스 기획 등에서 자기 검열이 생겨 경쟁력이 약화되고 투자 집행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소 회사가 성장해야 채용이 늘어나는데 중견기업의 부진으로 산업 전반의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게임 인터넷 업계가 `고용 없는 성장` 단계에 들어간 상황에서 규제가 심해지면서 경영이 보수화돼 채용 축소에 쐐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 정책이 고용 감소에 직접적이지 않지만 간접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인 셈이다.


주요 인터넷·게임 업체 채용 추이

자료:각사 종합

일자리 효자 인터넷 업계 채용 꺾였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