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온라인 게임 설 자리 좁아졌다

PC 온라인게임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모바일게임에 이용자를 뺏기고 매출이 꺾이면서 투자도 함께 줄어들었다. 신작일수록 고전을 면치 못했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연이어 대형 국산 히트작이 나오며 청신호가 켜졌다. `애니팡` 등 동접 200만명에 한 달 최대 50억원을 벌어들이는 모바일게임이 나왔다. 반면에 PC 온라인게임 시장에 히트작 가뭄이 길어지고 있다. 개발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11일 PC방 9월 통계자료에 따르면 PC방 인기 톱 20위 내에는 신작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과 넷마블의 신규 보드게임 `모두의 마블`만이 이름을 올렸다.

여름방학을 겨냥해 수십종의 신작 온라인게임이 쏟아졌지만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은 블레이드&소울이 유일하다. 스타 마케팅도 이용자를 끌어들이지 못했다. 블레이드&소울을 제외하면 월 30억원 이상 번 신작은 `DK온라인`이 유일하다.

중견 게임사 관계자는 “여성이나 저연령층이 모바일게임으로 이동하면서 신작 온라인게임이 나와도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가 한층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대형 게임사도 신작 출시를 미루고 기존 온라인게임의 이용자 유출을 막는 마케팅 및 프로모션으로 대응했다.

온라인게임 투자나 지원도 씨가 말랐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강제적 셧다운제 도입 등 부정적 사회 분위기도 발목을 잡았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모바일게임으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온라인게임 분야 지원은 제자리걸음이다. 김성곤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경기불황에 사회적 여론까지 나빠지면서 온라인게임산업 전반이 어려움에 처했다”고 전했다.

해외 수출 외에는 탈출구가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일부 소규모 게임사는 PC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다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자 모바일게임 개발로 갑자기 돌아서는 사례까지 나왔다. 상대적으로 투자를 받기 쉽기 때문이다.

모 신생 게임사 대표는 “온라인게임은 완성품이 나와도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운데 모바일게임은 기획서만 좋아도 돈을 주겠다는 사람이 많다”면서 “셧다운제 도입으로 인해 운영이나 시스템 개발 부담이 더 늘어나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성인게임 개발로 전환하는 예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등 후발주자에 역전당하지 않기 위한 정책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