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증권사들이 지점 통폐합 등 경영 효율화에 매달리고 있다.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줄고 온라인과 모바일 역할이 강화되면서 영업 효율을 높여야 살수 있다는 전략에서다. 증권사 마다 불황 탈출 해법은 제각각이지만 크게 세 가지다. 지점 통·폐합 등을 통한 구조조정, 지점 및 인력 확대 등 역발상 공격 경영, 비용 줄이기 내핍경영 등이다.
◇지점 통·폐합 통한 경영 효율화=일부 증권사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접수하면서 인적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지점 통폐합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12개 지점을 줄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들어 19개 지점을 통·폐합했고 IBK투자증권은 3개 지점, 한화투자증권은 3개 지점을 줄였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6월말 이후 1년간 35개 지점을 닫았다. 지점 통·폐합은 증권사 내부적으로는 효율성 강화가 목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HTS, 모바일 등을 통한 거래가 확산되면서 객장을 찾는 개인 고객이 급감하고 있다”며 “효율성 차원에서 중소 지점을 통·폐합하는 것이 추세”라고 밝혔다.
◇역발상 공격경영 선언=반대로 공격경영에 나선 곳도 있다. HMC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 후발주자들이 대표적이다. HMC투자증권은 올 1월 창원 지점에 이어 지난 5월 광명지점을 개설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지점을 열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대구금융센터를 열며 전국에 총 10개 지점을 확보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신입직원 채용으로 활기를 불어넣는 경우다. 올 상반기에 신입과 경력을 대거 영입한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에도 70~8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신입사원 100명 공개채용 선발 계획을 확정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올초 신임 사장 부임 직후 인력 채용을 줄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리테일 수익구조를 바꾸고자 영업력을 강화하려는 목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른 수건도 짠다” 내핍경영 확산=구조조정이 없다고 밝힌 대부분 증권사는 내핍경영에 안간힘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직원들에게 법인카드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에어컨 등 전기 사용량도 줄일 것을 당부하는 등 비용 절감 세부 방안까지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집중근무제 도입 등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고, 하이투자증권은 업무추진비 20% 감축 등 비상 경영을 선언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증권사마다 불황에 살아남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전개 중”이라면서도 “진정한 생존을 위해선 여전히 중계 수수료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탈피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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