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6일 오후 3시 30분.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세 번째 도전에 나서기 위해 받은 시각이다. 정부는 지난 7월 발사 계획서를 허가한 지 50여일 만에 발사 시각을 결정했다. 기상조건 등에 따라 실제 발사 일시가 조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날은 대한민국 우주기술 개발 도전사에 다시 한 획을 그을 전망이다.
나로호는 2009년 8월 아깝게 1차 발사에 실패하고 이듬해 다시 도전한 2차 발사마저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네 차례에 걸친 한러 공동조사위원회와 한러 공동조사단 회의 두 차례, 종합점검단 회의, 발사허가 심사위원회, 국가우주위원회 심사, 발사관리 위원회를 거쳐 새로운 발사 날짜를 받았다.
정부와 항공우주연구원, 한러 우주 전문가는 더 이상의 실패를 막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400여명의 전문가가 대한민국 우주기술 자립을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나로호의 핵심인 나로과학위성이 지난달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 도착했고 지난 1일에는 위성체 핵심인 1단 발사체도 우주센터에 도착했다. 나로과학위성은 상단부 2단과 덮개(페어링)로 구성돼 있다. 지난 1차 발사 실패 원인인 페어링 분리를 보완하기 위해 100번 넘게 가상 실험을 했고 완벽한 페어링 분리를 위해 기폭 시스템도 개선했다. 위성체와 똑같은 인도물로도 수없이 실험했다. 이제 실제 위성체의 탱크 압력을 점검하는 등 막바지 기체 실험이 남았다. 발사를 위한 부대시설도 끊임없이 점검했다. 나로호 발사를 위한 중요한 준비 작업은 사실상 끝난 셈이다. 이제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일만 남았다.
정치권 일각에선 현 정부가 치적을 쌓기 위해 사업계획을 무리하게 앞당겨 대통령 임기 내에 발사를 강행하려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참 한심한 발상이다. 나로호는 대한민국 우주기술의 상징이다. 우주기술 역사의 현장에 정치가 끼어들 자리는 없다. 지금은 오직 발사 성공만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