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스타트업이 뛰고 있다. 평소 친분을 바탕으로 알음알음 인재를 채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흙속의 진주를 찾기 위해 직접 현장을 누비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대에서 열린 한-중-일 대학생 소프트웨어 개발 경연대회 해커톤 `트라이핵(TRIHACK)` 현장. 국민커플앱 `비트윈`으로 유명한 `VCNC`와 소셜데이팅 1위 `이음`, 각종 행사·모임 주선 플랫폼 `온오프믹스`, 모바일 공동적립카드 `위패스`로 주목받는 `나인플라바` 등 요즘 잘나가는 스타트업이 모였다.
32시간 개발에 나선 대학생 멘토 역할이 임무였지만 사실 이들에겐 또 다른 속셈(?)이 있었다. 바로 현장에서 참가 대학생의 개발 능력을 확인하고 우수 인재는 바로 스카우트하기 위한 목적이다. 박재욱 VCNC 대표는 “생각보다 참가자 수준이 높아 놀랐다”며 “실력이 뛰어난 학생이 몇몇과는 VCNC 합류를 위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현장을 찾는 스타트업 CEO는 이들 뿐이 아니다. 각종 행사와 네트워킹 모임에서 인재를 찾는 스타트업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박희은 이음 대표는 대학생 강연에 열심이다. 특히 잠재 개발자가 몰려 있는 공대 강연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박 대표는 “기본적으로 대학생에게 이음 서비스를 알리려는 목적도 있지만 우수 인재를 현장에서 확보하려는 채용 목적도 있다”며 “좋은 개발자를 찾아 영입하겠다는 생각으로 대학 강연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10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강연, 11월 카이스트 강연 등으로 현장 인재 발굴 행보를 계속할 계획이다. e북 콘텐츠 개발업체 아이포트폴리오는 지난달 열린 `스타트업 스프링보드 2012(Startup Springboard 2012)`현장에서 만난 참가자를 최근 디자이너로 정식 채용했다.
현장에서 스카우트한 인재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는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에 관심 있고 업계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만날 수 있다”며 “실력이 뛰어난 것은 물론 회사와 함께 자신도 성장하겠다는 마인드 자체도 좋다”고 말했다.
얼마 전 2박3일 창업 프로젝트 `스타트업 위크엔드(Startup Weekend)`를 통해 개발자를 고용한 스타트업 시지온의 김미균 이사는 “일반 채용을 진행해 봤지만 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구하기 쉽지 않았다”며 “일반 채용은 회사와 스타트업에 열정 있는 사람이 아닌 단순히 취업이 목적인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 관련 행사, 특히 개발자 모임에 우수 인재가 몰려 있다”며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자 모임에 부지런히 참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