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첫 번째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 `아이폰5`에서 KT와 SK텔레콤의 LTE 주파수를 모두 지원하기로 했다. 당초 주파수가 달라 KT와 SK텔레콤을 동시에 지원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 LTE 시장에 총공세를 선언한 셈이다.
LG유플러스가 빠지기는 했지만 국내 1, 2위 통신사업자가 모두 아이폰5 LTE 모델을 내놓으면서 과거 `아이폰` 시리즈 인기 돌풍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애플은 올해 초 `뉴 아이패드` 출시 때 한국의 LTE 주파수를 지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폰5`에서 주파수를 모두 지원하기로 한 것은 전략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미국과 함께 LTE 선도국으로 부상한 한국에서도 LTE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세기의 특허전쟁을 벌이는 삼성전자를 정면 겨냥한 포석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특허뿐만 아니라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기세를 한풀 꺾어놓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아이폰5` LTE 모델이 KT와 SK텔레콤에서 동시 출시되면서 그동안 국내 시장을 석권해온 한국 휴대폰 업계는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간 비교우위로 내세웠던 `LTE 지원`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특허전에서 참패한 삼성전자로서는 애플과 LTE 시장 맞대결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3세대(G) 스마트폰에서는 후발주자였지만, LTE에서는 `퍼스트 무버`로서 시장을 선도해왔다. 한국 시장에서 애플과 LTE 대전 승부는 폭발적으로 커지는 LTE 세계 시장의 향후 주도권에도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은 이미 애플의 도전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애플은 언제나 허를 찌르는 혁신과 마케팅 공세로 경쟁사를 제압했다. 국내 기업이 `안방`이라고 다소 느슨하게 대처하면 `제2의 아이폰 쇼크`를 당할 수도 있다. 우리 기업이 다시 긴장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