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간 특허분쟁은 여러 가지 면에서 해석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술 혁신의 중요성이라는 관점에서 보고 싶습니다.”
김채규 융합기술연구부문 소장은 “이 특허분쟁이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선도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며 “선진 기술을 모방해 따라잡는 추격자로는 결코 세계 1위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5년 뒤 인비저블 폰 나온다]김채규 융합기술연구부문 소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209/332634_20120918173731_930_0001.jpg)
김 소장은 “IT 산업에서 기술 리더가 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IT산업은 기술 리더가 산업의 주체가 되고 그 산업의 생태계를 주도하게 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1990년대 말 개발한 CDMA 성공을 예로 들었다. 당시 정부가 CDMA 기술개발이라는 뚜렷한 목표의식아래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대규모 연구개발자금을 지원해 성공신화를 창조해 지금의 한국이 IT강국이 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왜 `인비저블 폰`이 차세대 폰인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투명 디스플레이 단말, 접을 수 있는 단말, 안경이나 시계형의 착용형 단말, 오감 단말, 로봇형 단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단말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단말 자체의 발전된 형태는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미래에 이들 중 어떤 하나가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이들이 만들어 낼 미래의 모습입니다.”
김 소장은 인비저블 폰을 기획하며 단말 형태는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갖게될 것으로 예측 했다. 이러한 예측이 맞는다면, 미래의 단말은 기존의 스마트폰과 같은 고정된 형상을 갖는 하나의 물리적 단말이기 보다는 주변에 위치한 스마트 기기들과 연결된 하나의 논리적 단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간연구소는 당장 시장성 있는 제품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기관이고 대학은 학문적 필요에 따라 기반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국내 IT산업계가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품화와 직결돼 있지 않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연구를 자체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국가 IT 미래를 열어가는 구심점 역할을 ETRI가 할 수 있습니다.”
김 소장은 “현재 우리나라 IT 산업은 선발 주자인 미국 및 유럽의 집중 견제 그리고 후발 주자인 중국 등의 빠른 추격으로 큰 위기에 직면했다”며 “우리 스스로 새로운 IT 서비스 분야를 개척하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지 않고서는 국가 IT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정부가 단기적인 안목으로 소형과제를 나열하는 식의 연구 개발 투자는 곤란하다”며 정부의 장기적인 대규모 투자를 촉구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