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기념식] 안철수 대선 후보 축사 <전문>

◆안철수 대선 후보(무소속) 축사

안녕하세요, 안철수입니다. 훌륭한 분들이 자리에 계신데 먼저 말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선 전자신문 독자 한 사람으로서 창간 30주년을 축하합니다. 전자신문은 국내 IT산업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도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 개발자 한 사람으로서 전자신문에서 초창기 보도해줬고 계속 정확히 보도해줬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감회가 새롭습니다.

30주년 기념사를 읽어보니 디지털 패러다임이 현시대 조류라고 쓰여 있더군요. 서울대 융합과학원장 자리에 있을 때 융합이 현 시대 조류라고 강의했습니다. 세상 보는 시각이 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전자신문과 인연이 깊습니다.

전자신문은 많은 분들 공감하지만 참 많은 좋은 흔적 남겼습니다. 산업계 폭넓은 논의들을 시의적절하게 보도했습니다. 또 대중소기업의 상생을 가장 앞서서 논의했습니다. 여러 가지 급변하는 산업 동향 정보를 빨리 국내 독자에 전달하면서 많은 공헌을 했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가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성장의 한계입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벽에 부딪혔습니다. 새로운 성장 동력, 일자리, 앞으로 나아갈 길은 어쩌면 지금까지 제조업 기반에서 보다 앞선 지식정보산업과 그 융합 제조업 밖에는 얻을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안연구소 대표를 하던 시절부터 해온 문제 제기입니다. IT강국이라고 외국에서도 평가하지만 사실 하드웨어 장비는 외국산을 많이 씁니다. 운영체제와 콘텐츠 등을 외국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샴페인 터뜨릴 때가 아니라 기반이 닦여 있으니 부족한 부분 잘 보완하면 명실상부한 IT강국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 성숙되지 못했고 여건이 뒤처져 있었습니다.

국가별 IT경쟁력 지수도 보면 2007~2008년 3위, 2009년 8위, 2010년 19위까지 추락했습니다. IT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대목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합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거론하는데 자전거가 바퀴 두 개가 있어야 굴러가듯,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함께 기반이 돼 사회안전망이 갖춰야 합니다. 창업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사회가 되면, 거기서 사람들이 도전하고 창의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이게 바로 `창조경제`로 가는 길입니다. 두 개의 바퀴처럼 한 쪽은 지식정보화산업이 창조경제를 만들어내고, 또다른 한편에서 그것을 받아서 복지를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할 것입니다.

전자신문은 30년간 열심히 했지만 앞으로 30년, 100년 더 국내 IT산업 발전에 든든한 동반자가 돼 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