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 운용체계(OS) `iOS6` 버전부터 기본 내장한 `애플 맵`이 골칫덩어리 수준을 넘어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애플은 지도 개발 인력을 보강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파문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모토로라는 최근 스마트폰 `드로이드 레이저M`을 출시하면서 구글맵과 애플맵을 비교하는 광고를 주요 매체에 실었다. 드로이드 레이저M은 구글맵을 사용한다.
광고 속 구글맵은 `당신의 손에 들어맞는 세상`이라는 문구와 함께 정확한 위치를 보여준다. 반면에 애플맵은 부실한 지도에 잘못된 위치가 보인다. 그 하단에는 `아이로스트(#iLost)`라는 설명을 달았다. 애플 아이폰을 상징하는 `i`를 붙여 애플맵을 사용하면 길을 잃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공감한 네티즌들이 너도나도 광고를 인터넷에 퍼나르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명 인터넷 코믹 사이트 `조이오브테크(Joy of tech)`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등장시켜 애플맵을 비꼬았다.
쿡 CEO가 “iOS6 맵에 대한 보고서는 어디 있느냐?”고 묻자 직원들은 “아직까지 애플맵 필드테스트팀이 돌아왔다는 얘기를 못 들었다”고 대답한다. 다음 장면에서는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형편없이 뭉개진 고속도로와 뒤죽박죽인 지형이 담긴 애플맵 위에 필드테스트팀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이 절규한다. “우리는 더 이상 쿠퍼티노(애플 본사)에 있는 것 같지 않다.”
네티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 애플맵의 오류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해시태그 #ios6apocalypse를 달고 애플맵의 잘못된 사례를 모으고 있다. 사진공유 사이트 텀블러에는 애플맵의 실수를 캡처해 올리는 `놀라운 iOS6맵`이라는 패러디 코너가 생겼다. 여기서는 일본과 중국이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가 두개로 나뉘어져 있어 한 네티즌은 “중국과 일본 갈등에 대해 외교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애플의 노력”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애플이 애플맵 보강을 위해 전직 구글맵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맵 제작에 관여했던 인력 중 구글을 떠난 사람들을 거액을 주고 스카우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어떤 데이터가 중요하고 우선순위를 둬야할지 잘 알고 있어 조만간 구글맵과 대등한 수준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