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인터넷 자유가 종전보다 후퇴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프리덤하우스는 25일 `2012년 인터넷의 자유(freedom)`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인터넷 자유는 34점을 기록해 조사 대상 47개국 16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부분적으로 인터넷 자유가 보장되는 국가로 분류된 것이다. 조사 항목은 △인터넷 접근 장애 △콘텐츠 제한 △사용자 권리 침해 등 3개 항목이며, 점수는 0~100점으로 100점으로 갈수록 인터넷 자유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사용자 권리 침해 항목에서 이전 17점보다 2점 떨어진 19점을 기록했다. 다른 2개 항목에서는 점수가 이전 조사와 동일했다. 앞서 프리덤하우스는 2009년 1월~2010년 12월까지 각국 인터넷 자유 여부를 조사한 보고서에서 한국을 9위에 올렸었다.
프리덤하우스 측은 “한국이 가장 인터넷 환경이 잘 되어 있는 나라 중 하나지만 최근 수년간 온라인 환경에 대한 규제 장치가 늘어났다”며 “특히 지난해에는 사이버 통제를 강화하려는 측과 사생활 자유 및 개방성 확대를 요구하는 사이에서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BBK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돼 복역 중인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 사례와 북한 사이트 게시글 등을 트위터상에서 리트윗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정근씨 사건 등을 소개했다.
보고서는 검열을 진행하는 대표 기관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꼽았으며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 대한 기술적 필터링과 행정적인 삭제 행위가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0~30점을 기록한 인터넷 자유국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한 에스토니아를 필두로 미국·독일·호주·헝가리·이탈리아·필리핀 등이 꼽혔다. 61~100점으로 인터넷 사용이 자유롭지 않은 국가 가운데서는 이란이 90점을 기록, 최하위를 차지했다.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를 비롯해 중국, 쿠바도 최하위권에 들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