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불황 그늘 드리운 중국

엎친데 덮쳤다. 불황 얘기다. 유럽과 미국에서 출발한 글로벌 경기 악화가 중국까지 번졌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경기 하락세를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급기야 24일 상하이 종합주가 지수는 3년 7개월 만에 최저점으로 떨어졌다.

불황에 따른 여파가 뚜렷하다. 남부러울 것 없다던 중국 부자들의 주머니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만큼 가벼워졌다. 최근 중국 부자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1000대 부자 중 절반가량 재산이 줄었다. 37명은 아예 전 재산이 반토막났다. 중국 내 일자리도 크게 줄었다. 2억명 정도가 일 없이 집에서 쉬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

세계 최대 생산기지에서 소비국으로 탈바꿈한 중국의 불황은 내수 경기 위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벌써부터 중국과 비즈니스가 많은 해외 건설 기계와 자동차 업종들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 소비자를 `왕`으로 모시고 있는 유럽 명품 업계도 타격을 입었다. 영국 버버리는 주가가 5월부터 31%가 하락했고 프랑스 에르메스도 20% 떨어졌다. 불황 장기화 우려로 중국에 유입되던 투자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설도 나돈다.

최근 영토분쟁의 영향으로 중국 내 공장이 파괴되거나 운영을 잠시 멈췄던 일본 업체는 울상이다. 최대 수요처로 부상한 중국에 수년째 공을 들여온 일본 자동차 업계는 이만저만 타격을 입은 게 아니다. 불매운동으로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주가는 연일 하락 중이다. 감산이 불가피하다. 중국 비중이 높은 일본 부품소재 업체도 주가가 20~30%가량 떨어졌다.

중국 시장에 기대를 걸고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공장을 짓거나 부품·소재 시장 개척에 나섰던 우리 전자업계도 안심할 수 없다. 이제 `강 건너 불구경`은 끝내고 대책 마련을 서두를 때다.

국제부·서동규 차장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