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쇼핑몰로 유명한 11번가의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한 것은 한달 전 쯤이었다. 한 동안 잊고 지내다 택시 안에서 지인의 생일 선물을 고르기 위해 무심코 그 앱을 눌러보았다. 그리고 10분 정도 흘렀을까, 선물을 고르고 결제까지 끝낸 스스로에 대해 놀랐다.
평소 인터넷 뱅킹보다 모바일 뱅킹을 선호할 정도로 모바일에 익숙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상품을 고르고 구매하는 행위는 오프라인이 익숙했고, 그나마 온라인을 이용한다면 인터넷 쇼핑몰 정도였는데 이동 중에 모바일 쇼핑을 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거니와, 스마트폰으로 처음 해보는 쇼핑이 손쉽게 이루어진다는 것도 놀라웠다. 그만큼 스마트폰 앱이 지원하는 사용환경(UI/UX)이 개선되었고, 특히 제일 큰 걸림돌로 손꼽혔던 결제 프로세스가 간단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얼마 전 11번가의 발표에 따르면 모바일 쇼핑 부문 상반기 거래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2011년 한 해 동안 거래액이 800억원 수준이었다는데, 1년 뒤에는 6개월 만에 2011년 전체 거래액을 훌쩍 넘어선 셈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쇼핑족`이 크게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된 지는 불과 4년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제 모바일에서 결제 행위를 하는 대다수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앱마켓에 본인의 신용카드를 등록해 놓고 무심코 유료앱을 결제하는 행위가 일상 다반사가 됐다. 과거 모바일에서 `결제`라는 행위를 수행하기 위해 20여가지의 각기 다른 프로세스를 밟아야 했던 것이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등록, 결제, 완료라는 3단계로 단순화됐다. 스마트폰이 만들어 놓은 변화상 중 하나이다.
LTE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빠른 속도(약 10개월)이다. 2013년 말에는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73%(약 4300만명)가 LTE 스마트폰 가입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쇼핑은 이 같은 LTE 시대의 핵심 서비스가 될 것이며,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즐기는 `스마트 쇼퍼(Smart Shopper)`가 광범위하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스마트 쇼퍼는 인터넷 쇼핑에서 이동 중에 모바일로 쇼핑 또는 물건/상품을 구매하는데 익숙한 유저를 의미한다. 모바일의 장점은 유저의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지역기반의 구매정보를 추천(Recommedation)하거나, 개인의 성향,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추천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추천 서비스가 커머스(쇼핑)의 강력한 연결고리가 되면서 기존 인터넷 커머스, 쇼핑보다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바일 커머스는 LTE스마트폰이 보다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2013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커머스의 대명사인 이베이(eBay)의 경우, 이미 자사 오픈마켓 매출액은 점증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이며, 오히려 페이팔(Paypal)을 중심으로 하는 모바일 부문의 매출액이 급성장하고 있다.
`스마트 쇼퍼`의 등장은 이제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단어가 아니다. 이미 조금씩 확산되고 있으며, LTE 스마트폰의 확산과 더불어 가장 빨리 늘어날 소비계층으로 떠오를 것이다. 어쩌면 진정한 LTE 서비스는 `스마트 쇼퍼`의 등장과 함께 이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아컨설팅 김진영 대표 david@roaconsult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