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LTE 주파수 한계 예상…대책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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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용 중인 롱텀에벌루션(LTE)용 주파수가 내년이면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차기 주파수 경매와 관련한 정부의 세부 정책이 마련되지 않아 트래픽 폭주로 자칫 LTE망 블랙아웃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산업 현실에 비해 정부 정책 결정이 지나치게 느리다는 지적이다.

3일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데이터 트래픽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코가 지난 상반기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47PB(페타바이트)였던 국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오는 2016년 460PB로 열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증가율은 58%에 이른다. 통신업계는 이마저도 상당히 보수적인 관측으로 보고 있다. 고기능 모바일 기기의 사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개인당 데이터 소모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단말기가 진화하면서 콘텐츠 용량이 커진데다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 확대로 데이터 공급 속도가 빨라져 소비가 대폭 늘어났다. 3세대(G) 서비스와는 달리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없지만 경쟁적으로 제공 용량을 늘리면서 사실상 무제한과 다름없게 된 상품 구조도 한몫을 했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출시된 2010년 4분기 이후로 데이터 소모량이 항상 수요 예측치를 넘어서고 있다”며 “LTE 가입자는 3G 대비 두 배 이상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처폰의 최고 500배 트래픽을 유발하는 고기능 기기의 무선망 사용 확산도 데이터 트래픽 폭증의 원인이다.

문제는 주파수 정책이 이 같은 데이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내년 1.8㎓ 주파수 대역을 LTE용으로 경매에 부치는 계획을 마련 중이지만 군(軍)과의 협의도 아직 끝내지 못했다. 위성DMB 서비스 종료에 따라 2.6㎓ 주파수 추가 할당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사용권자인 SK텔레콤과 반납 논의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신규 주파수 대역은 배정받는다고 바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제 표준에 반영해야 칩세트 제조사가 물량을 생산하면서 상용화가 가능해진다”며 “국제 표준에 반영하는 데만 1년 가까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내년 주파수 경매가 순조롭게 이뤄진다고 해도 상용화까지는 시일이 더 걸린다는 이야기다.

유럽이나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보다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증가 속도가 느리지만 오히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2010년 5월과 2011년 12월에 LTE용으로 확보된 800㎒·1.8㎓ 대역에 이어 2.6㎓까지 추가 경매를 통해 할당했다. 영국도 기존 1.8㎓에 이어 800㎒·2.6㎓ 대역을 12월 경매에 부칠 계획이다.

일본도 지난 6월 기존 LTE용 주파수 800㎒·1.5㎓·2.1㎓ 대역 외 700㎒ 대역을 추가로 할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수요보다 정책이 앞서나가는 유럽·일본 정부의 사례를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전망(단위:페타바이트)

*기기별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단위:메가바이트)

※자료: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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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